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팩트풀니스 #한스로슬링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 흥미를 느끼게 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저자의 방법을 그대로 가져오기로 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지식을 먼저 테스트하겠다며 13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얼마 만에 풀어보는 문제인지, 들뜬 마음으로 연필을 들어 답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체크했다. 13개 중 3개 질문만 공개한다. (꼭 풀어보시고 맨 아래에 정답으로 내려가서 확인하고 피드를 읽어주세요)

 

1.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A:20%

B:40%

C:60%

 

2.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거의 2배로 늘었다.

B:거의 같다.

C: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3. 오늘날 전 세계 1세 아동 중 어떤 질병이든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

A:20%

B:50%

C:80%

 

 

어떤 답을 선택했는지? 나는 세 문제 다 틀렸다. 나는 정답을 보고 의아함이 앞섰다. 저자는 정답률이 높지 않음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대뜸 자신에게 실망하지 말라고 위로를 건넨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 각계각층 즉, 의대생, 교사, 대학 강사, 저명한 과학자, 투자 은행 종사자, 다국적기업의 경영인, 언론인, 활동가, 심지어 정치권의 고위 의사 결정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한 결과 절대다수가 오답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 중 다수가 세계를 오해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세계는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팍팍하고 문제가 많은 세상인데 좋아지고 있다니? 저자는 세계를 핑크빛으로 보는 낙천주의자일까?

 

 

처음에는 빈부격차나 인권문제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거기다 나는 거의 최근 6-7년 동안 긍정의 힘을 믿는다든가 삶이 나아질 거라는 말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듯한 심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기에, 작가의 낙관적 세계관에 회의적이었다. 바로 그때 작가는 또다시 나의 그런 반응을 이미 다 예상했다는 듯, 적절한 통계와 평균, 분포를 제시하며 가능성 옹호론자로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우리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인간의 본능을 조망하는 방법으로 철저하게 사실에 근거해 10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대안을 내놓는 동안 저자는 한 번도 세상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는다. 단지 정확한 사실데이터를 근거로 이 세계가 나아지고 있음을 바로보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팩트풀니스factfulness(사실충실성)에 기반하여 보여준 세계는 실제로 눈부신 발전을 해왔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관적이지 않았다.

저자는 밑도 끝도 없는 긍정의 힘이나 망상에 가까운 낙관주의자가 아니다. 사실을 충실하게 보고자 하는 가능성 옹호론자이다. 비판을 사랑하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 가다 보면 저절로 내가 세계를 얼마나 오해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수긍이 간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따뜻한 말로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누구보다 논리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위로된다. 통계를 보면서 위로 받는 기이한 경험이라니.

 

 

위에 보여준 세 문제의 답은 모두 C 이지만 나는 처음에 모두 A로 답했다. “무지의 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먼저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저자는 ‘세계에 대한 오해’라는 부드러운 워딩을 선택했지만 사실은 ‘세계에 대한 무지함’이었다. 이 책을 통해 세계에 대한 나의 심각한 무지함을 알게 되면서 세계관이 뒤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또, 읽으면 읽을수록 왠지 세계에 참여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이상하리만치 긍정적인 마음이 든다. 놀랍도록 논리적이지만 따뜻한 희망이 담긴 책이다.

 

 

 

*저자인 한스 로슬링은 세계적 석학이자 의사로서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등 구호기구의 고문 등으로 활동하며 평생에 걸쳐 통계와 데이터를 가지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첫 책이자 유작이 된 이 책을 집필하는데 몰두하다가 2017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R.I.P.

----

정답: 1.C 2.C 3.C

나처럼 극도로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A를 선택한 사람 필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