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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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톰 말름퀴스트는 소설의 형식을 빌어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실화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 아내의 상태와, 급박하게 돌아가는 병원의 상황을 묘사하는 전반부는 눈을 뗄 수 없다. 상황의 무게만큼 페이지의 무게도 대단해서 책장이 빠르게 소비되지 않았다.

 

아내의 죽음과 남겨진 딸을 혼자 키우는 일을 해내야만 하는 그의 삶. 딸이 없어지는 악몽에서 깨어나서 어떤 것이 악몽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그의 앞에 닥친 현실의 무게가 더 짙게 다가온다.

 

혼란스러운 삶이지만 현재를 살아내는 것을 선택하는 그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다시 삶에의 의지를 다잡게 되는 힘이 있다. 쏟아지는 자전적 글 중 가히 작품이라 부를 만한 책이다.

 

“너는 나를 보며 죽음 앞에 독특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현실 속에서는 모든 보호막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과 마주할 수밖에 없고, 어디선가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나는 그때 너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너는 이제 세상에 없는데. 그것은 의식을 초월한 무.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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