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 빅뱅부터 2030년까지 스토리와 그래픽으로 만나는 인류의 역사
김민주 지음 / 김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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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이라고 부를 만큼 두께도 내용도 가볍지 않은 책들이 있다.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제러드 다이아몬드 <총,균,쇠>등 인류의 기원이전부터 시작해 미래의 과학기술을 아우르는 책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류의 책들은 벽돌격파라 부를 만큼 읽고 났을 때 쾌감과 뿌듯함이 있다.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도 벽돌 수준이다. 그것도 사이즈가 큰 벽돌. 그런데 이번 벽돌은 지금까지 격파했던 여러 벽돌의 장점만을 모아모아 신소재를 만들어냈다는 느낌이 든다. 인류학서들, 과학서들, 동서양의 역사서들을 아우르는 트렌디한 인류학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방대한 지식을 다루는 세계사 책이니만큼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접근방식에 지루할 틈이 없다.

 

우선 각 챕터의 시작은 흥미로운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저자가 언급하고자 하는 사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지는 답변도 딱딱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친절하고 캐주얼하다. 내가 학생 때 이 책이 학교 교과서였다면 세계사를 적어도 단순 암기과목으로는 여기지 않았을 것 같다.

 

무엇보다 신선했던 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적절한 영화가 추천되어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호미니드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 중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아미 루시일 것이다. (...)화석 발굴 당시 발굴단이 듣고 있던 노래가 비틀스의 <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나라에 있는 루시>여서 화석의 이르을 루시로 지었다.(...)뤼크 베송의 2014년 영화<루시>에서 스칼릿 조핸슨의 배역 이름이 루시인데 영화에서 원인 루시의 모습도 잠깐 나온다.”p.36

 

“프랑스와 캐나다 합작영화<불을 찾아서>는 8만 년 전에 인간이 불을 만들어내고 확산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아무 데서나 원하는 대로 불을 지펴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능력은 인간 진화에 크게 기여했다.”p.44

 

과거를 통해 동시대를 이해하며 저자가 지정한 가까운 미래인 2030년까지 통찰해보는 것은 우리도 겪을 가까운 미래이기에 필연적인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라는 제목이 참 적절해 보인다.

또 하나. 식지 않는 인문학 열풍으로 독서모임 등에서 토론을 통해 생각을 나누는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해진 답을 외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현상이나 생각에 질문을 던져보고 다각도로 접근하는 사유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지평을 넓혀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사회의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 후 각 챕터가 끝날 무렵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준다는 것이 이 책의 제목이 적절하다고 느꼈던 더 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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