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 낯선 공간... 한가지만으로 어려운데 두가지가 합쳐져 동시에 일어난다면 세배, 네배로 어려움이 배가될 것이다. 이 책은 오히려 이런 시간과 공간 속에서 위로를 받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현실 흐름과는 차원이 다른 시간과 신비스러운 공간에 안개처럼 부유하듯 천천히 스며들며 주인공과 준, 할머니와 종려와 자작, 장희형 그리고 엄마까지, 과거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외딴 집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다소 몽환적이며 이들에게 일어난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린다. 1층에 사는 인물들 역시 실제하는 인물인건지 의심을 품고 읽었다. 하지만 그들의 비밀이 한꺼풀씩 풀리고 서로의 존재를 믿고 감싸주려는 마음이 따듯하게 와닿았다. 과하지 않게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보듬는 마음이 좋았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 그것의 힘은 강력하다. 특히 내 마음이 지쳐있고 힘들 때, 그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하며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면 다시 다른 시공간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시공간을 어루만져주면 시공간 역시 나를 어루만져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책이다. 점점 추워지고 있는 이 겨울... 책표지의 녹음이 우거진 여름의 시공간으로 넘어가 가슴이 훈훈해지는 위로를 받고, 추운 겨울을 이겨낼 기운을 받고 온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