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책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 서평단을 신청했습니다. 받고보니 베이지 살구빛 커버와 대단히 날이 선 제목의 미스매칭이 가족이라는 이름의 탈을 쓴 독한 가해자로 보여 섬뜩합니다.

과연 어느 누가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40%가 가족과 멀어진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방증합니다.
답하지 않고 숨기는 사람을 포함하면 가족은 말못할 고민과 풀지못한 실타래 투성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네요.

'모래를 씹어삼키는 기분.
간단한 사과는커녕 대든 사람과 그 자녀들까지 안보겠다고 할 때의 아득함.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구냐는 반응이 겁나서, 원치않는 수치심을 느끼기 싫어서, 남들이 나를 평가하는게 싫어서 상당수가 가족문제는 숨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책 일부 인용)

저자인 셰리캠벨은 심리학자이자 가족문제 전문가 입니다. 또한 수십년간 몸소 시달리던 가족학대 생존자 입니다.
이 책은 심리학 지식과 저자의 경험 및 다양한 사례를 토대로 생생하고 구체적인 탈출 노하우를 전달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대안보다 익숙한 고통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수많은 피해자들의 손을 자신있게 잡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그들은 해롭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을 구하고 싶다면 과감히 끊어내라.
그래도 괜찮다.
충분히 애정많고 사랑스런 당신은 행복할 자격이 있다.

유시민 [어떻게 살것인가]에 의하면 소위 중증 치매 등으로 기억을 완전히 잃어 일상을 이어가기 어려운 사람을 철학적 사망 상태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야 가족 친지 지인들이 환자를 내려놓고 각자의 삶을 그나마 온전히 영위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렇다면 저자가 정의하는 해로운 가족을 '철학적 부재'로 두면 어떨까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 외 다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나'라는 한 사람의 존엄을 깡그리 무시하는 행태는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으니까요.
사라져야 더 행복해지니까요.

첫장에서 저자는 딸에게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나와 내 삶을 지키는 길은, 해로운 이를 걷어내고 가짜를 구분해서 남은 소중한 이들에게 내 에너지와 사랑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자존감은 나 아닌 타인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될때 그때야 비로소 자라납니다.

이 책은 전전긍긍 혼자 감내하며 살아가는 피해자 분들에게 지긋지긋한 감옥으로부터 벗어나 더 잘 살아내기 위한 길을 하나하나 깨알같이 안내하는 쓸모있는 가이드북 입니다.
아울러 하루가 멀다하고 가족 관련 크고 작은 뉴스가 도배되는 요즈음 누구라도 일독을 권할만한 책입니다.

나는 사실상 피해자인가.
아니면 나도 모르게 가해자인가.
예리한 질문이 내내 후벼드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을끊어내기로했다
#가족을끊어내기로했다_서평단
#가정폭력생존자
#관계단절은_정당방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