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인류 진화사 - 인류학자가 찾은 선사시대 여성들
마르타 유스토스 지음, 디에고 로드리게스 로브레도 그림, 김지애 옮김 / 씨드북(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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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보아 온 ‘인류 진화의 그림’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남성입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이 장면을 의심하게 된 순간, 모두의 인류 진화는 시작됩니다.

왜 인류 진화사에서 여성은 늘 보이지 않았을까요?
단지 자료가 부족해서일까요? 아니면 애초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인류 진화사의 흐름 속에서 놓쳐 왔던 존재들 (선사시대의 여성들, 아이들, 노인들)의 삶을 되짚어 봅니다. 기존의 고고학 연구들이 남성 중심으로 정리된 경향이 강했다면, 이 책은 균형 있는 시각으로 인류의 역사를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여성의 관점이 아닌, 모두를 위한 관점에서 말이지요.

처음 발견된 인류 조상 ‘아르디’를 시작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까지, 인류의 조상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그림과 함께 흥미롭게 설명합니다. 그림책처럼 편하게 읽히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복잡한 학문적 내용을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명료하게 풀어낸 구성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왜 여자가 없었는지”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당연하게 여겼던 걸까”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과거를 바라보는 방식이 현재의 나를 어떻게 규정짓는지를 새삼 깨닫는 경험이었습니다.

모두의 인류 진화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책입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나 자신에게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 진화의 시간 속에서 사라졌던 목소리들을 차분히 복원해 주는 따뜻한 인문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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