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젊은 여성이 살해당했다고 하면, 어떻게든 죽을 만한 이유를 찾아내기 마련이다. 그가 불우해서,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질이 나쁜 남자를 사귀어서, 꼭 가지 말라는데 혼자서 외진 곳을 걸어가서. 그런 것이 여성에게는 ‘죽을 이유‘가 되었고, ‘죽을 죄‘가 되었다. 하지만 그날 살해당한 여성에게 ‘그럴 만한 이유‘는 한 가지도 없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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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오는 밤 귀신날 호러 단편선
배명은 외 지음 / 구픽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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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각시>와 <창백한 눈송이>, <주인잃은 혼례복>이 가장 좋았다. 단편집은 늘 그렇듯 호오가 섞여있어서 귀신날이라는 특정 소재가 기대되는 분께만 추천드리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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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어서 선택한 길인데, 이제는 죽음을 얘기하고 있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싶어서 눈물이 난다.

말을 하는데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군대에서 눈물이나 뚝뚝 떨어뜨리다니, 정말 최악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죽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살려고 집을 나왔고, 살려고 항공과학고에 갔다. 중학교 3학년 때의 그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유진은 여기서 살아남고 싶었다. 남에게 휘돌리고 무너지지 않은 채로 깨지고 망가지고괴로워하더라도, 버텨서 더 앞으로 가고 싶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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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보다 위대해. 그건 오직 내가 너희와 달리 나 스스로 미물임을 알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 세상을 내려다보았기 때문이다. 너희는 죽어서도 보지 못할 풍경을, 나는 보았기 때문이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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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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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반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와있던 이 책이 몹시 궁금했다. sns에서도 추천 러시가 이어졌다. 그 중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한 분류학자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라는 정보가 내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유명 과학자의 위인전 같은게 인기를 끈다고? 대체 어떤 흥미로운 요소가 있길래? 나는 기대되기 시작했다. 적어도 책을 읽는 중반까지는 그랬었다.
어느 순간부터 책은 저자의 의도를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며 내게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위인전 같은 게 아니었어? 게다가 이 남자, 썩 괜찮다고 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었다. 지금 옆에 있다면 온갖 모욕적인 말로 공격하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사람. 그리고 이런 사람에 대한 책을 쓰며 위안을 얻으려했던 저자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않고 방향을 찾았고, 그 곳으로 가기 위해 힘차게 돋을 펼쳤다. 그렇게 오랫동안 과학계에 자리잡아온 어류의 어떤 죽음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보상 혹은 빛이 되었고, 나는 흐릿해져가던 인류애가 다시금 뚜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봐도 너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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