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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은의 세계는 애틋하다. 무너진 세계에서도 빛바래지 않는 기이한 낭만의 흔적. 고어가 순정과 엮여들고, 죽음은 새로운 관계를 낳는다. 비극이 있어서 비로소 온전해지는 세계를 몇 번이고 경험하게 한다. 일상적인 풍경은 어떤 사건으로 완전히 짓이겨지고, 그 이후에 비로소 만나지는 세계가 주인공을 새롭게 살게 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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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큰 상실 이후의 삶은 애도다. 슬퍼하다 화를 내고, 화를 내다 무력해진다. 그것들은 하나의 방향성만을 띠지 않는다. 서로를 오가고 이내 받아들인다. 시간이 짧든 길든, 받아들여야 살아갈 수 있다. 죽은 이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이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그것이 애도고, 죽음 이후 남겨진 이들의 몫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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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가 볼까."
곁에는 아무도 없었으니 말은 허공을 맴돌 뿐이었다. 혜호는 벌써 그것이 낯설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어느 틈에 승환은 그와 이토록 낯선 세계 사이에 능금꽃 같은 발자국을 남겼던가.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꼭 그런 경우였다. 또한 지금 그가 찾아가려는 인연도 그에게 난 자리를 남기겠지. 그것이 지독하게 쓸쓸했다. 여름 볕이 들기 시작하면 봄이 그렇듯 찬란한 외로움이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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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삶에서의 차례요. 어떤 사람이 텔레비전 뉴스에서 말하는 걸 들었어요. 당연한 일이지만 여기저기서 인터뷰를 하고 있더라고요. 들어보니까 우리, 우리 노인들 차례는 지나갔대요. 우리가 다 망쳤대요. 탐욕이며 뭐며로 지구를 파괴했대요."
"맞는 말이네요. 우리가 망쳤죠.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사회주의자들일 뿐이에요." 토비아스는 사회주의자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갖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죄다 속을 들춰 보면 사회주의자라는 식이다. "그저 늘 다른 사람들이 고생해서 얻어 낸 걸 가로채려는 게으른 사회주의자들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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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대여 페이백] 화씨 451
레이 브래드버리 / 황금가지 / 2024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잘 차린 밥상 위에 재뿌리기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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