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 - 외딴 섬에서 10여 년간 간화선 수행 중인 불교학자의 대자유의 삶
장휘옥 지음 / 이랑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불교나 명상 관련 책을 읽으며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일어서 하루하루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 편이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멀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 못하는 고즈넉한 산속 절에, 향냄새 가득한 법당 안에 조용히 앉아있는 기분이 든다. 최근 <길 위에서>라는 비구니스님들의 수행 이야기를 담은 책을 재밌게 읽은 터라 다시 불교책을 찾고 있는 중에 <새처러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남해안 외딴 섬에 들어가 수행자이자 농사꾼, 일꾼으로 살며 간화선 수행에 매진해온 한 진솔한 사람이 전하는 대자유의 삶!" 이런 문구가 책 표지에 실려있다. 간화선이란 게 무엇일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쳐보니 저자가 불교에 입문한 과정부터 차근차근 적혀 있었다. 저자는 머리깍고 출가하겠다는 생각보다, 불교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여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학사편입하게 된다. 석사과정까지 마치고는 일본으로 유학까지 가게 된다. 유학가서도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공부하여 6년반만에 박사학위까지 받게 된다. 교수가 되어 불교학을 가르치다가 직접 수행을 하기 위해 남해안의 오곡도에 수련원을 세우게 된다. 여기까지가 1부 '나는 누구인가'의 내용이다.

 

1부의 내용은 솔직히 미국 하버드나 예일대학교 유학생들이 '저 이렇게 공부했어요.'라고 써내는 유학성공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불교학과에 학사편입하고 석사까지 하고 이러저러한 도움을 받아 일본으로 건너가서 세계적인 석학 밑에서 교수님이 불교잡지에 기고하는 원고를 정서하고, 석사과정에서는 매일 논문 다섯장씩 써가는 등 쉴틈없이 공부에 매진하여 원하는 바를 이루는 이야기가 줄줄 이어진다. 이런 류의 공부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는 괜히 열심히 살아야지 자극도 받으면서 좋았긴 하지만, 실제로 어떤 내용을 그렇게나 피터지게 공부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아서 그저 '공부'한 이야기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아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불교 교리를 공부한다는 건 어떤 건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반과 함께 오곡도 수련원을 만들어서 직접 간화선 수행을 하기 위해 그 전에 세계의 유명 불교 수행처에서 수행을 한다. 그 중 일본 임제종 대본산 고가쿠지에서 다이호 방장 스님과 정기적으로 독참을 하면서 간화선 수행을 한다. 선수행과 화두에 대해 자세한 안내가 2부 '수행하는 기쁨'에 나와있다. '무'자 화두를 드는 법이 나오는데 솔직히 말하면 몇번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화두를 든다는 것부터 잘 모르겠는데 게다가 그 화두가 '무'라니.. 불교 관련 책을 종종 읽고 불교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아직 화두에 대해 이해하기에는 부족한가 보다.

 

어려운 말은 이해하기 어려워 알아듣지 못하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일에 100퍼센트 몰입하여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곧 선이라는 메세지는 이해하였다. 한 수행승이 조주 선사에게 가르침을 얻고자 하니, 조주선사가 "아침 죽은 먹었는가?" "그럼, 발우나 씻게나"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내가 좀더 어렸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섥지할 때는 설거지만 하는 등, 순간순간 집중하여 그 순간을 사는 것. 밥먹었으면 무심히 발우를 씻는 것. 선이란 그런 것이라며 실제 수행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가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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