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자기계발서
미타 모니카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A형은 소심하다. B형은 성격이 안 좋다. O형은 리더형이다. AB형은 천재 아니면 바보다... 

우리가(혹은 내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혈액형별 성격이다. 그게 다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은근히 맞는 부분도 많이 있어서 친구를 사귀거나 할 때 얘기를 한참 나누다가 "근데, 혈액형이 뭐예요?"라고 물어보고는 대답을 듣고 "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라거나 "그래요? 난 다른 혈액형인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종종 있다. 나 역시 A형인데, 사람들에게 혈액형과 성격 얘기를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전형적인 A형인데요, 완전 aa형(소문자!!)이예요." 그러면 사람들은 바로 그 뜻을 이해한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정짓고 재단하는 것은 일본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을 믿고 따르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들었다. 실제로 내가 이번에 읽게 된 책도 저자가 일본인이다. 전형적인 A형 성격인 내가 어떻게 하면 좀더 멋진 모습으로 나를 계발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집어들게 된 이 빨갛고 조그만 책은, 나에게 실망을 잔뜩 안겨 주었다. 

A형 성격을 별자리 별로 다시 12종류로 나누어서 성격을 설명(?)해놓은 이 책에는 그 카테고리마다 해당하는 유명인이 누가 있는지를 실어놓고, 어울리는 직업과,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지낼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짧은 조언이 들어있다. 내가 A형에 염소자리이기에 내가 해당하는 부분을 먼저 읽었는데, 솔직히 맞는 부분도 있었고, 전혀 아닌 부분도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혈액형과 별자리에 해당하는 성격이 딱 들어맞다면 이 세상에는 단 48가지 성격유형밖에 없다는 말이 되지 않는가? 하지만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몇십억의 사람들이 딱 그 성격유형들만 있겠나. 또한 자기계발서라고 하면 뭔가 도움이 되는 내용과 정보가 많이 들어있어야 할텐데 단 두세줄만 적어놓고 성격에 대해서 시시한 말장난만 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처음 책을 구했을 때 기대가 많아서일까, 책을 대하는 내 태도가 많이 삐딱하다. 

오히려 이 책을 보면서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책 말고, 정말 "피"에 관한 생물학적인 지식이 담겨 있는 과학 서적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또한 12가지 별자리를 생일로 나누어놓은 점성학에 대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점성학은 아주 오래된 학문이니까 읽을거리가 많지 않을까 싶다. 고대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늘과 별과 인간에 대한 책. 저번에 눈여겨본 책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그러고보면 세상에 안 좋은 책은 없는 것 같다. 당장 실망스러워도 다시 다른 책으로 인도를 해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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