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이 되려 하는가 - 진화의 욕망이 만들어가는 64가지 인류의 미래
카터 핍스 지음, 이진영 옮김 / 김영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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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세계관.
살아있는 동안 겪는, 겪을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경험을,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자원과 잘 결합시켜 어떻게 이해할지 도와주는 추상적인 도구.
사람마다,
자기 세계관을 받치는 다양한 기둥들이 있을 텐데,
나는 진화생물학 쪽 하나의 기둥 중 하나다.
예를 들어,

과거 조상들의 진화 드라마를 살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알면, 우리의 성의 굴곡, 사랑, 결혼 그리고 이런 것들과 함께 엮여 있는 문화적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 -페이지 29-

이런 생각에 가깝다.
이 책은 이런 기초적인 개념을 훨씬 더 나아간다.
진화 혁명가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다.
책은 상당히 묵직하다.
솔직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헤치며 끝가지 가는 게 참으로 어려웠다.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
곳곳에 데페이즈망 -본래의 일상적인 질서에서 떼내어져 이처럼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놓이면 보는 사람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낯선 부분은 진화 과학이 영성, 종교, 신성, 의식과 사이좋게 앉아 있는 모습들이다.
여기에 소개되는 많은 철학자, 명상가들은 과학에 근거하는 모습들 말이다.

#생물의 진화가 의식과 문화의 진화로

책 자체가 내용이 다양한 주제로 발산적으로 뻗어나가다 보니,
누가 '그래? 이 책은 무슨 내용이야'라고 물으면 선 듯 답하기 참 어렵다.
그나마 내용을 최대한 압축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진화론,
생물 분야의 진화론을 통해 얻은 지식은 물론 그 넘어 통찰을,
심리와 의식,
문화와 사회 분야에 적용하여,
수동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진화시킨다.
그런 사람을 진화 혁명가라고 정의하고 있다.
번역을 해서 조금 유치해 보이는데,
영어로는 Evolutionary라고 지칭하고,
그들을 소개한다.
물론 그들은 철학자, 심리학자, 미래학자, 과학자들이지만,
특정 공통점을 지닌 사람들을 다시 진화 혁명가로 묶고 있다.

그 많은 철학자, 심리학자, 과학자, 미래학자 등의 사람들 중,
진화 혁명가로 분류하는 기준 혹은 특징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제너럴리스트.
한마디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것인데,
양자 역학 같은 분야에서 어려운 개념을 도출하여,
경제학에 적용해 본다거나,
문화, 사회에 적용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둘째,  막대한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다.
시간 개념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다.
보통 아주 오래 걸려라고 하면,
우린 머릿속에 1년? 10년 이 정도인데.
막대한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23억 년? 정도를 떠올릴 정도의 스케일 가진다.
생각의 틀이 다르다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셋째, 낙관주의라는 것.

책 전반엔 이런 진화론에 대한 통찰,
그리고 그 통찰을 문화, 의식에 적용 가능성을 얘기하며,
진화 혁명가들에 대해 소개한다.
이 정도 준비 운동을 했으면,
책 중, 후반부터 나오는 진화 혁명가들의 이론, 사상, 주장의 깊은 바다에 뛰어들어가 그 속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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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컬렉션 - 호암에서 리움까지, 삼성가의 수집과 국보 탄생기
이종선 지음 / 김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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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파인에서


TvN에서 윤태호 작가의 미생을 재미있게 보고 있을 때,

난 윤태호 작가의 새로운 웹툰 파인에 빠져있었다.

파인은 1975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대형 보물선이 발견으로 시작하여,

도자기, 도굴, 밀수업, 수집가, 사채업자, 쩐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지지고 볶는 내용이다.

모든 시작은 어떤 회장이 박물관을 하나 가지고자 하면서 시작된다.

웹툰에서 회장이 박물관을 설립하려는 목적은 비록 돈은 벌었지만,

격까지 어떻게든 갖추기 위해서다.

윤태호 작가 참 대단하다.

정말 다양한 소재로 만화를 그린다.

문화재, 도굴, 수집 정말 만화로 접하기 낯선 주제 아닌가?

덕분에 아주 조금,

정말 아주 조금 국보, 문화재 등에 대한 궁금증 생겼었다.

수집이라던지,

박물관이라던지 돈 있으면 대충 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웹툰 파인에서 나온 수집과 국보는 픽션이지만,

우연히 논픽션, 리얼 수집과 국보 스토리에 대한 책이 하나 들어왔다.

바로,

리 컬렉션.

제목 아래 '호암에서 리움까지, 삼성가의 수집과 국보 탄생기'


#리움 박물관

우리나라 국보, 보물, 문화재는 온통 리움과 호암 박물관에 들어가 있다.

역시 삼성인가.

삼성 정도 돼야 하는 건가 싶다.

보물에 대한 조예가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음 이건 돈 많으면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했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웹툰 파인을 보면,

이게 단순히 돈으로 해결하는 영역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이건 만화니까'하고 넘어갔었는데.

실제 호암, 리움 박물관 수집과 설립 과정을 보고 있자면,

수집은 갈망과 행동력의 영역인 듯하다.

왜냐하면 이렇다.

한국 미술품은 등급에 따라,

국보, 보물, 문화재, 지방문화재 순으로 있다고 한다.

수집과 박물관 설립이 이미 국보로 지정된 것을 돈으로 사는 작업이라면야,

부의 영역이긴 할 텐데.

책을 읽다 보면,

내 편견과 달리 등급이 없는 것을 찾아내서,

국보 등급을 받아내는 작업도 많다.

마치,

주식으로 비유하면 저평가 가치주를 찾아서 투자하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으로 문화재 수집을 보면,

탐구와 지식이 필요한 분야다.

워런 버핏에게,

'이야 당신 돈 많으니 당연히 주식을 잘하겠어'라고만 말하지 않듯이 말이다.

버핏의 주식에 대한 안목,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하는 안목을 경탄하듯,

수집 또한 마찬가지요.

다양한 주식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듯,

수집품을 모아 높으면 박물관이 되는 것이다.


#백자로 본 삼국

책 소개된 문화재는 다양하다.

도자기, 그림, 조각, 병풍, 금관, 검 등.

나는 도자기 쪽을 관심 있게 읽었다.

아무래도,

웹툰 파인에서 중심이 되는 문화재가 도자기요,

이 보물선에서 도자기 꺼내기가 중심으로 사건이기 때문이다.


도자기야말로 삼국의 정서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중국의 도자기는 숨이 벅차다.

조선 후기로 가서야 만들어지는 일본 도자기는 기교를 가득 담고 있다.

중국은 완벽주의,

일본은 탐미주의라면 우리는 자연주의다.

중국인이 볼 때,

조선백자는 어딘가 나사가 빠져 있다.

손을 대고 싶어도 손을 볼 수가 없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게 완벽과는 거리가 멀어서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서 보자면,

조선백자는 막걸리 걸친 노인네 품새다.

자로 반듯이 직선을 그어야 직성이 풀리는 일본인이 볼 때,

달항아리는 불가사의 그 자체다.

-페이지101-

이 순백자 달항아리는 조선 선비문화의 자존심이라고 한다.

1935년경의 일이다.

당시는 일본인이 설치던 때라서 백자는 인기가 별로 없었다.

상대적으로 청자에 대한 관심과 기호가 커서 일본인들은 고려청자를 독식하며 백자의 여러 배 값을 주고 거래를 주도했다.

당시 기와집 한 채 값이면 좋은 백자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었는데,

좋은 청자는 보통 그 다섯 배 이상을 치러야 했다.

-페이지 156-

당시로서는 쾌 높은 값인 1천 원을 불렀다.


김수명은 차명호에게 세상이 바뀌면 나라의 보물이 될지도 모를 병이라고 토를 달았고,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1991년 1월 25일 국보 제258호로 지정받았다.

.

당시 유행하던 청자 값의 몇분지 일도 안 되는 값에 인수한 병이 국보로 승격되었으니,

참 세상사 모를 일이다.

-페이지156-


#백자청화


종교적으로 청자는 불교에 바탕을 두고 있었던 반면,

백자는 실용을 중시하던 조선의 유학사상과 맞닿아 있었다.

.

청화백자는 같은 무게의 금값을 훌쩍 뛰어넘는 아랍산 특급의 푸른 안료를 써서 만든 최상급 백자로,

이 부류는 원래 서아시아에 근원을 두고 있는 청화 채색 기법을 중국에서 수출용으로 새롭게 개발해 크게 히트를 친 작품이다.

.

그러나 조선에서는 무늬나 색을 넣지 않은 흰 바탕의 순백자를 으뜸으로 쳤다.

그래서 왕은 순백자 기물을,

왕세자는 청화백자를 사용하도록 의궤에 정해져 있었다.

-페이지122-


#아, 청자

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이기도 했다.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 군대는 굴러다니는 조선 막사발에도 사족을 못 썼다.

당시 일본 귀족들 간에는 다도(茶道)가 유행했는데 정작 다기(茶器)는 한국 중국에서 수입했다.

그러니 도자기 본토에서 만난 조선 그릇이 얼마나 귀하고 반가웠을까.

그 제조기술을 확보하려고 닥치는 대로 잡아간 도공이 1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쪽의 씨를 말리고 잡아간 도공들이 일본에 비로소 도자기라는 걸 만들어 보급하고 그 후 꽃을 피웠다.

-[전호림 칼럼] 도자기 왕국 명성 되찾은 열정 부부 중-

국사시간에 한 번 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나라 고려청자의 기술은 최고였으나,

임진왜란 때 장인들이 다 끌려가 명맥이 없어졌다는 얘기 말이다.

일본인의 청자 집착은 일제강점기에도 나타났다.

일본인들이 독식하다 보니 기와집 다섯 채 값으로 거래되기도 했단다.

도대체 청자가 정확히 뭐길래?

청자라 하면,

철분이 조금 들어 있는 태토 위에 무늬를 새긴 뒤,

장석유를 발라 가마에서 구워낸 도자기를 말한다.

태토에 섞인 철 성분이 가마 속의 고온과 접촉하면 푸른 물빛을 머금은 청자색이 되는데,

이 색이 소위 말하는 비색이다.

고급 청자는 고온의 환원염에서 구워져 청록색을 띠지만,

더러는 저온의 산화염에서 제작되어 황색을 지니기도 한다.

같은 고려청자라고 할지라도 후대로 갈수록 청자의 색이 탁해지는 것도 큰 특징이다.

-페이지 215-


#역사와 문화재

외국에 나가면 그렇게 박물관에 가보려고 애쓰는데,

정작 국내에 있는 박물관을 거의 가질 않았다.

가도 그냥 휙휙 문화재 배경 스토리를 읽어볼 생각도 안 했었고.

호암과 리움 박물관의 뒷얘기를 보니,

박물관이라도 한 번 가볼까라는 생각도 든다.

스토리를 알면 전경이 달라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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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불능 - 인간과 기계의 미래 생태계
케빈 켈리 지음, 이충호.임지원 옮김, 이인식 감수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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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두껍다.
1000 페이지 짜리 책이다.
두꺼워서 라면 받침대로 쓰지도 못하겠다.
도대체 어떤 얘기를 이렇게 하염없이 썼을까?
책은 태어나는 것(생물)과 만들어지는 것(인공)의 교집합 영역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얘기할 기세다.
그 교집합이란 뭘까.
간단한 예가 인간 멸망까지 가게 했던 터미네이터의 스카이웍스 인공지능,
혹은 인간은 배터리 삼아 작동하는 매트릭스,
그가 사랑했던 인공지능 Her.
이 영화 속 얘기들을 현실 세계로 끄집어내는 책이다.
만들어진 것인 컴퓨터 프로그램에,
태어나는 것 고유의 뇌를 합쳐 만든 것이다.
이를 시스템 규모로 -자연계와 인공계로- 확장하면,
비비시스템(Vivisystem)이라고 명명한다.
저자도 이 책을 한 줄로 이렇게 설명한다.

태어난 것들과 만들어진 것들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

이 비비시스템을 다른 말로 하면 복잡 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라고도 한다.

자,
이 두껍디두꺼운 책을 왜 읽게 되었을까.
복잡 적응계라고 하는 모호한 이름만 들으면 우리네 인생과 상관없어 보인다.
복잡 적응계의 대표적인 게 금융 시장이라고 한다면,
'아하'라고 외치게 된다.
주식 시장을 마치 생태계로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틀린 말도 아니다.
만들어진 것(주식 시장)이 태어나는 것(생물적인) 특성을 가진 곳 아닌가.
책은 두껍지만,
각 장이 하나의 완결된 소책자 개념이다.
총 24개의 흥미로운 주제가 있지만,
한눈에 반한 장은 역시 22장 '예측 기계'다.
대표적인 복잡계 시스템인 금융시장을 예측하려는 자들의 노력!
가지고 싶다 '예측 기계'
주식 시장에서 단 1분 앞만 예측해도 로또도 안 부러우리.

#예측 기계

예측이 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명확한 해답은 없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헤지펀드의 시스템 트레이딩같이 금융시장을 예측하는 기법의 이론적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먹물'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막연히 귀납적으로 생각했던 시스템트레이딩을 연역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기회를 주었다.
우선,
이 책의 큰 주제인 복잡 적응계,
비비시스템을 연구하는 복잡성 과학의 기본 전제는,
복잡 적응계가 자발적으로 질서를 형성하는 이른바 자기 조직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 조직화에 의해 단순한 구성을 요소를 모아놓은 전체 구조에서 새로운 특성이나 행동이 나타나는 것을 창발이라고 하고 말이다.
창발은 복잡성 과학의 기본 주제다.
쉽게 말하면,
새 떼, 개미 떼, 벌 떼가 단순한 구성을 요소를 모아 전체 구조가 되는 것이다.
벌떼는 벌 한 마리, 한 마리의 특성 합과는 다르다.
벌 떼는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도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 결정으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공간이데,
전체 구조에서 창발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중,
예측 기계 장은 금융시장을 비비드 시스템으로 정의하여,
제어 -예측도 제어 영역의 일종-를 하려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이다.

정의상 비비시스템 -사자, 주식 시장, 진화 개체군, 지능-은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
비비시스템은 모든 부분이 원인이자 결과가 되는 혼란스럽고 회귀적인 인과성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기 대문에,
시스템 일부를 가지고 일반적인 선형적 외삽법을 써서 미래로 연장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체 시스템은 미래에 대해 대략적인 추측을 할 수 있는 분산 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말인즉슨,
혼란의 소용돌이일지라도 아주 국지적인 부분에서 아주 살짝 패턴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 정도라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작은 흔적을 찾는 것조차 어렵다.
왜냐하면,
이 혼돈의 중심에는 카오스 이론이 있기 때문이다.

복잡성에는 고유한 복잡성과 겉보기 복잡성의 두 종류가 있다.
고유한 복잡성은 카오스계의 '진짜' 복잡성이다. 이것은 캄캄한 예측 불가능성을 낳는다.
다른 종류의 복잡성은 카오스의 이면으로,
이용 가능한 질서를 흐릿하게 가리고 있는 겉보기 복잡성이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같은 헤지펀드는 결국
금융시장의 카오스계의 두 가지 형태 복잡성 중,
겉보기 복잡성은 높지만 진짜 복잡성이 여전히 낮은 구간을 찾는 것이다.
시스템 없이도 돈 잘 버는 트레이더들이 있다.
그들의 직관도 이런 복잡성을 국지적으로 예측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주식시장의 초기 '예측기계' 논리를 적용한 것이 차트 분석 기법일 것이다.
차트는 대부분 일차 방정식 관점에서 분석한다.
물론 차원은 조금 높일 순 있지만,
이 이상 되면 사람 눈으로는 인지하기 힘든 세계다.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가시광선 영역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런 예측 기계, 통계 금융공학 레이더로 찾는 것은 아마 적외선, 자외선 구간까지 탐색하는 것이다.
이 기계에 대한 성공을 맹신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책으로 우리의 직관이라는 부분이 상당 부분 카오스계의 국지적인 예측이라는 것으로 해석하게 되었다.
즉,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곳은 같은 차트라도 훨씬 높은 차원으로 끌고 분석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영화들이 떠오르게 된다.
인간적인 기계, 기계적인 인간에 관한 거의 대부분 얘기를 다룬다.
루시, 헐(Her), 매트릭스, 엑스마키나, 터미네이터 등.
앞으로 다가올 미래이기도 하다.
책이 다루는 현실 세계는 사실적 마술주의같은 느낌마저 들다 보니,
허구라는 것을 알고 보는 영화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내가 따뜻한 침대에서 자고 있을 동안,
지구 반대편 세계에서는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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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끝내는 MBA
벤 티글러.조엘 아츠 지음, 김경섭.윤경로 옮김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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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에 대한 관심

한때 불던 MBA열풍이 시들해진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MBA를 꿈꾸던 그 많던 동기들, 선배들도 시들해진 느낌이다.
MBA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나는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경영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
경기침체에 경영자가 할 수 있는게 없어보이고,
소위 잘나가는 FANG기업,
페이스북(F), 아마존(A), 넷플렉스(N), 구글(G)의 창업주들은 MBA와 상관없어 보이고 말이다.
시들해졌다는 말이 맞은 것 같다.
그래도 하루 만에 끝내준다면 '어이쿠, 감사합니다'라고 하며 시간을 내야지.

#숫자덩어리가 아닌 회사로

책을 읽기 시작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어느 순간 회사를 사람의 집합체가 아닌 숫자 덩어리로 보았구나'
재무재표와 손익계산서로 회사를 보다보니,
사람, 조직 그리고 그것을 이끄는 경영자의 자질에 대해 과소 평가했다.
숫자로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1부 리더십,
2부 조직,
3부 전략,
4부 실행으로 되어있다.
지루하기 짝이 없고,
숫자가 이 세상의 진리요, 질실이다라고 하는 회계와 재무 중심이 아니다.
오랫만에 회사를 조직이라는 관점으로 대하게 되었다.

1부 리더십.
금융위기 이후 리더십에 대해  회의주의라는 안경을 꼈는지 경영자가 뭐 얼마나 대단들 하신가라고 생각하면서,
모순적이게도,
애플의 스티븐 잡스의 창의성에 박수를 치며,
페이스북의 주커버그의 스토리에 귀를 기울인다.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이런 것도 리더십의 한 종류인데,
개발시대, 관료주의의 리더십만 생각했었나 보다.
이런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기업의 리더십은 로버트 퀀의 경쟁가치 모형 중 개방체계 모델의 리더십인데.

2부 조직
'혁신은 거의 100% 가까이 '시장 분석'에 의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 넌덜머리가 난 사람들이 이루어낸다'는 톰 피터스가 나온다.
톰 피터스 저서는 한 때 열심히 읽은터라 반갑다.
톰 피터스외에 헨리 민츠버그, 마이클 해머, 마커스 버킹엄 같은 유명한 조직이론가들이 나온다.
회사를 다니며 조직 체계나 인사 제도의 변화의 뒤에는 이런 양반들이 있을 것이다.
결국 위의 대가들의 이론이 어찌저찌 실행되고,
그것이 그대로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2부를 읽으면 그나마 조금이라도 조직 변화가 시계에 들어올 껄.

3부 전략
결국 차별화를 이야기한다.
차별화 말이야 쉽다.
말하긴 쉽지만, 실현은 어려운 분야다.
MBA출신이 가장 들어가길 원하는 보스턴컨설팅그룹, 맥킨지 같은 유명한 컨설팅펌이 활동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우리가 많이 접하는 '블루오션'이 바로 '전략'장에 나올 내용이다.
전략편을 축소하고 축소하여 개인 단위까지 구겨넣으면 아마 자기계발서가 될 것이다.
자기계발서도 결국 전략,
차별화된 전략을 어떻게 이루는냐에 온통 관심이 있는게 아닌가.

4부 실행
한 사람이 작심삼일을 넘기기 힘든데,
몇 십, 몇 백, 몇 천, 몇 만 되는 조직은 어떻겠는가.
포춘에서 왜 CEO는 실패하는가에서 CEO 강제 퇴임의 70%이상은 그들이 계획한 것을 실행하는 데 실패한 것이 원인이라고 까지 한다.
실행했는 데 실패도 아니고,
실행단계까지 가다가 실패 말이다.
실행편에 오랫만에 엘리 골드랫의 <더 골>이 소개된다.
경영 상황을 보이스카웃의 하이킹으로 비유하여,
제약조건이론을 설명한 경영소설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경영이론 전반을 저자의 고급진 안목으로 헤쳐모여 만든 MBA 칵테일이다.
그것도 한잔에 마실 수 있게 양도 잘 재단해 넣었다.
특히,
회사생활을 하며 스처지나가거나,
전통으로 맞게될 여러 경영 관련 이론들이 하나의 통일된 규격으로 정리되어 있기에,
전체 그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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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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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물학, 진화생물학.
온라인서점에서 가장 빈번히 들리는 카테고리다.
인간은 역사 이전에는 생물학의 호모 사피엔스 테두리에 갇혀있다가,
어느 순간,
생물학의 구석에 있던 호모사피엔스가 인간으로 역사, 정치, 사회학 다시 등장한다.
.
내가 인간사회를 인지하는 렌즈의 가장 하부 구조에는 생물학이 있다.
마르크스가 유물사관 입장에서 본 인간사회는 하부구조가 경제,
그 위에 정치, 문화라는 상부구조로 바라보았다면,
난 가장 밑바닥에 생물학.
특히,
진화생물학을 깔고 본다.
.
여성 후배 있는 술자리에서 개폼 잡고 싶어서 하는 소리를 풀어보자면 이렇다.
컴퓨터 키보드는 종류가 무척 많다.
모양도 제 각각이요.
입력부 구조에 따라 기계식, 멘프레임 방식,
최근 애플에서 나온 버터플레이 구조 등 다양하다.
하지만,
왼손 집게 손가락이 닿는 부분 상단은 늘 ‘QWERTY’가 있다.
쿼티(QWERTY) 방식 자판기 모두 알다시피 효율적이지 않다.
글자가 박힌 쇠막대기들이 종이에 헤딩하는 옛방식의 타자기가 얽히지 않도록 속도 제어를 위해 일부러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다.
현대의 키보드는 그런 문제가 없지만 여전히 쿼티를 고집한다.
내가 생각하는 생물학-진화생물학은 퀀티 자판기다.
그래서 정치, 사회, 문화 관련 책보다는,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라는 생물학 종으로 풀어주는 생물학이 사람에 대한 직관과 통찰을 주더라.
.
‘에끼 이사람이 21세기에 사람이 문명 수준, 과학 수준은 그것을 넘어섰네!’라고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금융시장을 참여하다보면,
여전히 호모 사피엔스는 커녕 뇌 속 깊숙히 박혀 있는 도마뱀의 신경회로망대로 움직이는 나를 보게 된다.
차라리 금융인으로서 나 보다는 호모 사피엔스로서 나를 돌아보는 게….
갑자기 눈물이 나네.
‘The sonjul is always right’라고 잘난척 하며 세련된 금융 전문가인 척 하고 다녔는데,
이번 달에는 도마뱀의 신경회로망에 이끌려 손절 타이밍 제대로 놓쳐 버린게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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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부 인지혁명편은 Homo sapiens가 Mankind가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 핵심엔 인지혁명이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세 가지 혁명,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 중 가장 흥미롭니다.
다른 두 혁명 어디서 조각이라도 들어봤지만,
인지 혁명은 내 기준에서는 관점의 전환이다.
동시대 6종의 인간이 있었다.
백인, 흑인, 황인 수준의 분류가 아닌,
개와 늑대, 북극곰과 곰처럼 같아 보이지만 종이 다른 인간.
지금은 현인류 호모사피엔스만 있으니,
무슨 뜻이겠나.
지구상 최대 인종 말살이 된 것이다.
그 원동력은 호모 사피엔스종의 인지 혁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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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뇌는 150명 정도의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 던바의 수 혹은 던바의 써클이라고 한다.
그 이상이 되면 사람의 뇌가 감당하기 힘들다.
150명 이란 수는 서로 수다, 이야기, 잡담을 통해 형성할 수 있는 한계다.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것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행동이라는 거다.
근데 150명이 훌쩍 넘는 군대, 국가 단위로 움직이게 된 계기가 뭘까?
호모 사피엔스종이 다른 종을 누르고 현 인류가 된 계기이기도 하다.
상상의 허구,
가상의 질서를 통한 공통 기억이다.
대표적으로 신화, 전설이다.
신화와 전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은 한 명, 한 명을 가르치지 않아도 공통의 기억이 있고,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몇 천, 몇 만이 되어도 말이다.
마치 현재의 회사 법인 처럼.
소속된 사람은 공통의 목표가 있으며,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프레임을 가지고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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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도 역사도 없는 이 시기에 인지혁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풀어내는 저자의 추론이 상당히 설득력있다.
이후 농업 혁명과 과학 혁명 편도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 1장 인지 혁명이 가장 기존 지식을 흔들어 놓았고,
더 나아가 수렵채집인의 유전자가 현재 인류의 행동에 질기게 영향을 끼치는구나 생각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이중나선(DNA)에 다시 한 번 경이를 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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