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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오승민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4년 1월
평점 :

“그거 알아?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대.”
베테랑 일러스트레이터 오승민 작가가 펼쳐 보이는
작고 소중한 ‘소원’의 세계
오승민 작가는 200권이 훌쩍 넘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들을 출간했어요.
생동감 넘치는 그림체와 인물의 내면까지 실감나게 표현하는 작가의 힘은 창작 그림책에서 볼 수있어요.오승민 작가의 그린 그림책들은 묵직한 주제 의식을 갖고 있어요.
다섯 번째 창작 그림책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일상적인 감정,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담하면서도 흡입력 있게 표현했어요.
작가는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집에 가고 싶은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절제된 색과 텍스트로 ‘간절한 소망의 세계’를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했어요.
작가 인터뷰 QR으로 찍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작가의 색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어요.

작년 여름, 텃밭에서 따온 봉숭아로 아이와 봉숭아 물들이기를 하면서 소원을 빌어 본 추억이 생각나네요. 첫눈이 빨리 오길 기다리면서 마음 속으로 빌어 본 소원은 이루어졌는지 알고 싶어지네요.
엄마의 어린시절 옛 추억이 하나하나 생각나게하는 그림책이에요.
아이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이야기 해보고 싶어요.

좋아하는 대상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 좌절을 딛고 나아가는 소원의 힘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아이는 눈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요.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기 때문이에요.
그림책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는 눈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이의 바램을 담고 있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목소리는 하나가 아니에요. 검정색 글씨는 쇼윈도 너머의 인형에게 건네는 아이의 마음이라면, 붉은색 글씨는 자신을 찾아오는 아이에 대한 인형의 마음이에요.
이런 구성을 통해 독자는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아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인형가게 앞, 아이는 좋아하는 인형을 할머니에게 소개해줍니다. 아이는 인형 아니고 친구라고 말합니다.
인형의 속마음을 알 길 없는 아이는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입을 꾹 다물어 버립니다. 그토록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자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어요.
여기까지는 현실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야기는 좌절의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아이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인형은 자신의 간절함을 느끼게 합니다.

"네가 돌아오게 해 달라고.
너를 찾게 해 달라고.
네 할머니를 데려다준 버스를 타고, 너에게 갈래."
현실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존재가 온 마음을 다해
걸음을 옮기는 순간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좋아하는 인형과 함께 노는 것이에요. 인형도 아이와 함께 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토록 기다리던 눈이 내려와 아이의 소원과 인형의 소원은 아루어졌을까요?
여운이 깊게 남은 그림책이였어요.
아이와 인형의 간절한 소원이 한계를 뛰어넘고, 아름다운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이가 꾸는 꿈에 머물지 않고,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 실제 인형이 놓여진 에필로그는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 꿈으로, 꿈에서 현실로 이어짐을 알 수 있어요.
추운 겨울, 아름다운 소원하나 꼭 빌어보고 싶어지네요.
초등 교과 연계로 초등학생이면 꼭 독서해도 좋을 책이네요. 추천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