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의 썸 싱 some sing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2
전경남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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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식과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사랑을 할 수 있고, 상대방도 꺼리지 않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설의 주인공인 하하는 사랑과 관련된 모든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마이웨이를 걷는 두 여자 사이에서 사춘기를 겪는다. 이 글을 읽는 여학생이자, 여자인 독자로서 소설 속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를 꺼리는 이들 사이에 기죽지 않는 인물이 여성으로 설정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하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나였어도, 나의 애인이 여러 명과 사귀는 것에 별 아무렇지 않아 한다면 무시당하는 기분도 들고 질투도 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지만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바보같이 영원할 거라 믿는 것이고 그 바보 같은 믿음이 지속하여 결혼이라는 말까지 꺼내게 되는 거다. 그러나 하하의 엄마와 하하의 애인은 이 관습에 ‘왜?’라는 질문을 단다. 이게 ‘일상’이고 다수가 그래 왔으니까, 왜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그 둘이 왜냐고 묻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는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고 부부의 역할이 정확히 구분되어 있을지라도 결혼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랑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제대로 규정지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으로 사람을 묶어둘 순 있어도 사랑으로 사람을 묶어둘 순 없다. 이게 결혼의 최대 오점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하의 엄마는 아들에게, 그리고 만나는 애인에게 솔직하고 당당하게 내뱉는다. 꼭 결혼해야 하는지? 그냥 같이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만족하는데, 결혼을 통해 영원을 맹세해야 하는지? 사랑을 충분히 변할 수 있고 나는 변하는 사랑을 따라가고 싶다고. 아직 나는 결혼을 해보진 못했지만, 하하 엄마의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게 사니까-’라는 반박은 너무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혼을 하고 몇십 년이 지나 사람의 마음이 식더라도 아들딸 보며 대부분이 그렇게 사는데, 우리도 그렇게 사는 거지-라는 말은 더군다나 무책임하게 들리기도 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지금 어른 세대와 현재 우리 학생의 세대의 큰 차이를 보여주는 토픽 중 한 가지에 ‘결혼’ 문제도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그 사이에서도 여성 남성의 문제로 갈리긴 하나, 여고를 다니는 나를 기준으로 보고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열 명 중 아홉은 꼭 남자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도 된다와 외국인과 결혼 할 수 있다,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아도 동거를 통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한국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살아간다-는 정말 한 명도 없었다.


여기서 왜 애인은 한 명이어야만 하는가? 라는 문제까지 거론된다면 이야기가 조금 바뀐다. 이 사람도 좋고, 저 사람도 좋은데 마음에 들면 다 사귀면 안 되나? 라는 개념은 위의 결혼 개념과는 다르게 보편화하긴 힘들다. 그러나 사랑의 방식은 모든 인류가 각각 개성을 지니듯이 저런 생각도 한 개인의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저 방식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만,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갈등이 생기고 만다. 결국엔 ‘나’를, ‘상대방’을,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사랑하느냐,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나와는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고 억압할 순 없다. 방식이 다른 게 당연한 거고, 그걸 보며 옳다 옳지 않다 편을 가를 순 없는 문제인 거다.


결혼은 나라마다, 부족마다 전통과 관습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랑은 전통과 관습이 존재하지 않는다. 방식과 선택에 따라 행복의 양, 질이 조금씩은 달라진다는 것을 미리 ‘생각’할 수 있다면, 상대방과 나를 배려할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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