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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1
이정명 지음 / 광개토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값싼 사랑노래가 너무나 흔하다
구불구불한 산 길이 있습니다.
나그네는 쭉 펴져있는 신작로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일반 산길과 무척이나 달랐습니다.
초입부터 시작한 양 옆의 풍경이 무척이나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4계절 꽃과 나무가 계절을 상관하지 않고 나그네의 눈앞에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그네는 다음 모퉁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다음 모퉁이에는 어떤 나무와 꽃이 그리고 새가 나를 반길까?
라는 기대감과 반가움으로 계속 걸어갔습니다.
나그네가 꽃이 되고, 나그네가 새가 된 것처럼...
그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만난 '남북'이라는 꽃이
나그네를 슬프게 합니다.
그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만난 '사랑'이라는 새의 짜릿함에
나그네는 다시 한번 힘을 냅니다.
그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만난 '이별'이라는 나무의 등결에 기대어
나그네는 눈물을 짓습니다.
그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만난 '80년대'라는 푯말에
나그네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담배를 물었습니다.
그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만난 '희망'이라는 마지막 이정표에
나그네는 웃음을 지으면 산길을 넘어갑니다.
이정명의 <해바라기>를 읽으면서 난 산길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낀다.
<해바라기>에 비춰지는 남북관계와 남한의 변화들, '남남북녀'의 만남을 빛나게 하는 신분들. <해바라기>에서 느끼는 애절한 사랑과 헌신적인 애정,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얼마나 감동적인가를 느끼면서 산길을 걸어갔다.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을 생각하면서, 민족을 느끼면서... 난 <해바라기>를 옆에끼고 빌딩 숲속에서 산길을 걷는 보행자가 된다. 이정명씨의 감수성에 지금껏 놀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