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의 모험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았더니 <하워드 파일>작가가 직접 그린 흑백펜화가 모두 실린 완역본이란다. 내용에 충실한 완역과 작가의 원화가 읽는 동안 더 큰 재미를 준다. 각 장의 도입부에는 줄거리와 작가가 직접 그린 풀컷 삽화가 담겨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총 8부 20장으로 구성되어있고 스무 개의 굵직한 에피소드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누가나 잘 알고 있는 로빈후드의 모험 이야기... 로빈후드는 젊은 혈기에 우발적으로 산림감독관을 살해하고 셔우드 숲에 몸을 숨기고 생활하게 된다. 숲에서 로빈후드는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쓰거나 평범하기보다는 모험을 즐기며 살고자하는 이들을 만나면서 무리를 이루게 된다. 셔우드 숲에서 숨어 살면서 황록색의 옷을 입고 다함께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기도하고 활쏘기와 몽둥이 대결로 몸도 단련하고 맨발의 수도사나 푸줏간 주인, 거지등으로 변장해서 못된 귀족이나 성직자들을 골탕먹이며 백성들에게 귀족이나 성직자들로부터 거둬들인 것들을 모두 나누어 주기도 한다. 법보다는 권력이 힘을 발휘하는 시대에 억울하게 고통받고 사는 평민들은 영웅을 원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홍길동이나 장길산, 임꺽정, 일지매...이야기속의 주인공들처럼 귀족이나 부패관료로부터 고통받는 백성들의 괴로움을 대신 복수해주는 영웅말이다. 로빈후드를 만나는 백성들은 모두 그를 그를 존경하고 따르고자한다. 로빈후드 또한 싸움도 잘하고 노래도 잘 부르고 인물이 좋은 사내를 보면 자기 부하로 삼고자 한다. 그들과 동지로서 의리를 지키며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도와주고 셔우드 숲에서 자유롭게 살아간다. 술과 노래를 좋아하고 유머와 재치있는 로빈후드에게서는 절대강자의 영웅의 모습보다는 동지들과 유머도 해가며 뭔가 신나는 일을 벌려 악독한 귀족이나 성직자를 골탕먹이려는 재치도 보인다. 그리고 활쏘기에는 일인자라 할만큼 뛰어난 그지만 몽둥이 싸움에서는 다른 부하들에게 패해서 그것을 숨기고 싶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에서는 인간적인 면이 와닿는다. 셔우드 숲에서 여러 동지들을 만나는 대목에서는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감이 있지만 로빈후드의 무리들이 활동하는 내용에서는 유쾌하고 재미를 더해간다. 그러나 결말에서 로빈후드가 친척의 배신으로 죽음에 이르는 대목에서는 안타까움이 크다. 은혜를 입고도 자기의 안위를 위해 배신을 하는 모습에서 허망하기까지 했다. 그 와중에도 로빈후드는 자신을 죽인 수녀원 원장을 용서한다. 로빈후드의 모험을 읽는 동안 잠시 셔우드숲에서 한가롭게 자유를 만끽하는 사내들의 유쾌하고 통쾌하고 의기넘치는 이야기속에 빠져 즐거운 상상을 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