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여기서 키보드를 누르고 있고 그 결과 이 서재의 페이퍼에 글이 써지는 것을 보고 있어.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로 신기한 일이야. 내가 없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없고 신도 없을 거야.
신이 세상 모든 것을 만들었다면 신은 세상 모든 것들 안에 있어. 그래서 세상 모든 것들은 그런 점에서 평등한거야. 기생충이나 인간도 똑같이 신의 축복으로 태어난거야.
지금 신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제 나름의 존재 방식으로 존재하는 이 상황을 그냥 지켜보고 있어. 이제 신이 하는 일이란 없어.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인다 하더라도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둘 중 하나가 또는 둘다 신에게 무언가를 빈다 하더라도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이제 신은 없어. 인간은 제 나름의 존재 방식으로 다른 존재하는 것들을 이용하며 살고 있어. 다른 존재하는 것들의 운명을 마치 신처럼 손에 쥐고 살고 있어.
인간이 신이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