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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이 인류를 멸망시킨다 - 당질 제한에 대한 생명과학적 고찰
나쓰이 마코토 지음, 윤지나 옮김 / 청림Life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무척 강하다.
탄수화물이 인류를 병들게 한다.. 이런정도가 아니라 멸망시킨단다.
강한만큼 궁금증이 일었다.
내가 하는 일이 바른 식생활을 전파하는 것이니 이런 책은 읽어둬야겠다 싶었다.
먼저 나쓰이 마코토는 본인의 경험담과 주변에서 함께 당질 제한으로 건강해진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당질제한의 장점을 이야기 한다.
저자의 당질제한은 무척 엄격하다. 흰쌀밥, 빵 등의 탄수화물은 물론 단맛나는 과일과 채소까지 모두 제한해야 한다고 한다. 심지어 단맛이
나는 감자, 고구마, 양파 등 도 안된다고 한다. 자연속의 단맛조차도 우리몸을 해친다는 것이다. 모든 탄수화물류와 당류를 제외하니 먹을것은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잎채소류와 콩류, 버섯류, 해조류, 견과류 정도이다.
정말 이것만 먹고 살수 있을까? 저자는 살아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젊었을때의 건강을 되찾았을 정도라고 한다. 살도
빠지고 피곤함도 없어졌을뿐 아니라 예전처럼 술도 매일 마시지만 숙취가 없다고 한다. 나쓰이 마코토의 당질제한법을 따라한 여러 사람들도 당뇨등의
성인병이 사라지고 건강해졌을뿐 아니라 식사량이 전보다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더욱 활력이 넘친다고 했다. 정말 솔깃한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나도 설탕, 정제 밀가루 등은 충분히 공감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속에 존재하는 채소, 과일조차도 안된다는 건 조금
의아하다. 정제한것들은 오로지 당분만 남고 섬유질은 사라진 상태니 섭취제한을 하는 것은 맞지만 자연상태의 당은(물론 과일은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안 좋다) '당'만을 볼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다른 영양소도 고려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게다가 저자는 증류주인 위스키나 소주는 괜찮고 막걸리는 안된다고 했는데 아마 그것은 술의 주재료가 탄수화물이냐 아니냐에 따른것 같다. 과연
'당'만 없으면 괜찮은 걸까? 소주나 위스키, 혹은 무설탕 음료는 먹어도 좋다고 하지만 그 안에 설탕은 안 들었을지라도 아스파탐등의 인공감미료는
들어있다. 인공감미료 등의 유해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당'으로만 접근한 점은 무척 아쉽다.
저자는 여러 사례를 들어 당질제한에 대해 설명하고 뒷쪽에 좀 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나 좀 어렵고 장황하게 느껴진다. 또 이 사람이
제시한 근거들이 인류가 탄수화물에 집착하게 된것과 탄수화물이 우리몸에 안 좋다는 것에 부합되는 것인지는 좀 의문이 있다. 아직은 구체적이고 쉽게
이해가는 과학적 근거를 들기엔 초기 단계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육식 동물이었던 팬더가 극적으로 대나무만 먹고 사는 초식동물이 된
사례는 흥미롭고 신선하다. 어렵고 전문용어들이 나오는게 부담된다면 앞쪽 2/5지점까지 읽어도 저자의 주장은 충분히 이해가니 가볍게 읽고 실천하고
싶다면 참고하시길...
난 다행히 빵도 잘 안 먹고 국수는 통밀 국수만 먹긴 하지만 주말에 별식으로 가끔 먹는 것이고 여러 채소와 함께 먹으니 좀 낫지 않을까
스스로 위안해 본다. 다만 밥양은 좀 줄여야 겠다는 생각은 든다. 배고프지 않아도 허전해서 뭔가 먹고 싶어져서 먹을때도 있으니... 그런것이
어쩌면 탄수화물 중독에서 나오는 반응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난 저자처럼 지독한 당질제한 식사를 하지는 못할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당질제한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먹을것이 넘쳐나는 요즘, 스스로 조금씩 줄여나간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날씬하고 건강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것이다.
한꺼번에 바뀌려 하면 힘들고 오래하지 못한다. 한달에 하나씩 종류와 양를 줄여가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