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 happy -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오혜경 옮김 / 지식노마드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 국민 여섯 명 중 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바다 건너 미국도 예외는 아닌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다. 연초부터 서점가에 행복에 관련된 서적들이 연달아 출판 되는 것은 이런 사회 현상과 결코 무관하지 않으리란 짐작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예전과 비교해 경제적 수준은 높아졌지만 사람들은 점점 더 행복과는 멀어지고 있으며 그런 사회 현상은 행복을 주된 설교 주제로 삼는 종교뿐만 아닌 과학자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음에 틀림이 없다.

이 책은 미국 국립정신보건원으로부터 5년에 걸쳐 1백만 달러 이상의 연구 기금을 받으며 '영구적인 행복증진 가능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교수가 행복에 대해 쓴 책이다. 여는 글에서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난 조금 놀랐다. 단지 '행복'에 관한 연구에 그렇게 큰돈을 쏟아 붓는 미국이란 나라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소냐 교수의 책을 읽어 나가면서 행복이 과학에 의해 분해되고 재단되는 '현상'이란 사실 역시 새로운 경험이자 놀라움이었다.

난 책을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책을 더럽혀가며 그리고 무척이나 심각하게 읽었다. 그 사실은 책을 깨끗하게 읽고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는 습관을 가진 나 같은 사람에겐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달리 커다란 의미가 있음을 의미한다. 좋아하진 않지만 가끔 보게 되는 실용서 들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을 땐 팬을 들고 메모를 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며 읽으십시오" 라는 친절한 설명이 따라오는 책도 읽었지만 나는 그런 정중한 요청을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 본적이 있는, 단지 실천하지만 않았을 뿐 알고 있는 사실들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열정 따위는 내게 없기 때문이다.

책은 행복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빈약한 지식을 직시하게 하고 심리학자들이 밝혀낸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수해 주고 있다. 이 책이 다른 자기 계발서와 다른 이유는 행복 과학을 다루는 연구를 통해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자료만, 즉 행복해 질 수 밖에 없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로 채워져 있으며 나아가 그런 비슷한 유의 실험 결과를 저자는 분석 비교해서 가장 효과적인 모델 혹은 실험들만을 독자들이 먹기 좋게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근래에 출판되고 있는 행복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이 책 How to be happy가 내가 읽은 모든 행복에 관한 책들 중에서 단연 뛰어났다. 단지 행복해지는 방법만을 내열한 다른 책들에 비해 실험과정이나 결과를 심리학적인 비교를 통해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의심이 많은, 행복하지 못한 독자들을  결국엔 수긍하게 만드는 힘을 이 책은 가지고 있다.



여는 글에서 저자 소냐 교수는 “행복 과학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서는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라고 말한 대목에 나는 동의한다. 그리고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더 행복해 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저자의 주장 역시 충분히 동의 한다.



행복에 관한 이 책은 '우울증'이란 영역까지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는데 사실 불행감과 우울증이란 상태는 유사한 점이 많아서 독자들이 유의미하게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고 더불어 일방적으로 행복에 관한 설교로 일관했다면 이 책이 가지는 매력은 분명 반감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사실 중의 하나가 과학자들이 '우울증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발견은 무척 놀라웠는데 예를 들어 갈색 눈 유전자처럼 개인의 행, 불행이 유전자에 의해 이미 결정된다는 점에서 참으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우울증 유전자를 이미 가지고 태어난 사람인 경우에도 행복은 가능한가? 답은 물론 가능이다. 어떻게? 그 답은 책 속에 나와 있다. 우울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행복하든, 불행하든, 혹은 우울증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운전을 배우거나 요리를 배우는 것 처럼 행복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은 소냐 교수가 전하는 참으로 반가운 복음(?)이 아닐 수 없다. 유전자가 인간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인 50%와 환경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인 10%, 나머지 40%는 옳바른 노력으로 누구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복음 말이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행복'을 18년간이나 연구한 저자 소냐 교수와 같은 분이 계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다를 찾으러 산으로 올라갈 필요가 없으니까.그리고 내가 소냐 교수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은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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