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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어서 나와라 - 연필과 크레용 9
어순영 글.그림 / 보림 / 1994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그림동화라는 소개글을 보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수채물감으로 투명하게 그려진 노오란 민들레꽃의 화사함은 '야아, 따뜻한 햇볕이다!'라는 벌레의 이야기같이 따스한 봄날의 눈부신 햇살을 뿜어내고 있었다.
봄을 맞아 바삐 꿀을 나르는 꿀벌의 귀여운 모습도, 화사한 색깔로 옷을 꾸미는 나비의 예쁜 모습도, 쓱싹쓱싹 보글보글 깨긋이 빨래를 한다는 달팽의 모습도, 하나 둘, 하나 둘 힘을 기른다는 사마귀의 멋진 모습도 봄을 맞는 그들의 설레임을 흥미롭게 잘 그려놓은것 같았다. 곤충들의 아기자기한 봄잔치, 노오란 민들레 꽃잎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애벌레들,꿀벌들,나비들,달팽이와 무당벌레..... 이들 사이에 함께 자리한 사마귀와 훼방꾼을 막는다며 커다란 거미줄을 치는 커다란 거미가 왠지 의아하게 느껴졌지만, 결코 이들의 잔치에 초대될수없는 훼방꾼은 발밑의 작은세상을 모르는 우리의 아이들이었다.
'신난다, 민들레꽃이야! 너무 예쁘다!' 아이들이 뛰어와 민들레 꽃밭을 마구 밟았다. 잔치의 흥겨움은 날아가고 우왕좌왕 겁에 질린 곤충들은 개미의 땅속집으로 피한다. 느릿느릿 달팽이를 도와주는 사마귀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을 더욱 미안하게 만들것 같았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바깥으로 나온 곤충들은 좀전의 놀라움을 잊기라도하듯 빨갛게 노을진 하늘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또 다른 세상을 알려주는 참 좋은 이야기였다. 풀숲에서도,나무잎사이에서도, 작은 돌멩이 밑에도 숨쉬는 생명이 있고 그들만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는걸 아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며, 언젠가, 사마귀나 거미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초대받은 풀숲속 노오란 민들레꽃밭의 흥겨운 봄잔치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