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은 즐거워 내 친구는 그림책
교코 마스오카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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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꼬마는 목욕하는걸 싫어한다. 제 누나들을 목욕시킨다고 욕실에서 수선을 피우면 벌써 저만치 도망을 가버리고 없다.그러다 가끔씩 기웃거리며 눈물이 묻어날것같은 목소리로 애원한다. (한쪽 손으로 머리감기는 시늉을 하며...) '엄마, 위~잉 안해'......그래도 엄마인 나는 아이를 억지로 끌어다 씻기고야 만다. 악을쓰며 울고불고 난리를 쳐도 오직 씻겨야 한다는 엄마의 의무감으로 기어이 그 전쟁을 치뤄낸다. 언젠가 아이 아빠가 그런 나를 보고 한마디 한다. '무식한 엄마'라고...,'그럼 어떡해, 더러워도 그냥 놔둬?'- 나는 나름대로의 항변을하지만, 그 '무식한 엄마'라는 소리가 내내 가슴에 못이되었엇다.

그런 나를 너무나 부끄럽게 만든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었다.'아이가 목욕을 즐거워하게되는...'이라는 책 소개를 보고 구입게 되었는데, 따뜻한 느낌이 드는 노란색 욕실의 그림들이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았다. 꼭 우리 아이만한 사내아이의 발가벗은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예쁜지.....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상민이의 욕실을 마지막까지 엿보다가 책을 덮고나니, 무작정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무식한 엄마'로서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것이었다.

아이를 욕실에 혼자 두는게 영 미덥지 못해, 일반주택이라서 그런지 썰렁하게 추운 욕실에서 혹시나 감기걸리지나 않을까....., 단순한 엄마의 걱정을 끌어안고 얼마나 전전긍긍했었던가?. 작은것에 연연해 아이에게 가장소중한 것을 빼앗아 버린 나의 소심함이, 우리 아이에게 상민이와 같은 아름다운 상상을 어떻게 가져다줄수 있었을까?

우리 아이는 상민이와 동물 친구들의 목욕하는 모습을 한참을 들여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곤한다. 상민이가 몹시도 부러운가보다. 특히나,상민이가 하마를 다 씻어주고 물을 끼얹으려 할때 고래가 쏴~아, 쏴~ 물을 뿜어내는곳에서는 그렇게 좋아할수가 없다. 상민이처럼 몸을 움츠리며 자기도 그 무리속에 끼어들고 싶은듯 '형서도 같이, 형서도 같이....'노래를 부른다. 후후후

무엇이 그리도 이 엄마의 마음을 붙들어 매는지,아직도 아이를 혼자 욕실에 두지 못하고있다.이 책을 읽을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늦추어가고 있으니 이번 여름쯤이면 우리 아이도 자기만의 욕실에서 상민이랑,동물친구들을 초대하여 자랑하리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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