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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주답게 먹을 거야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20
크리스틴 나우만 빌맹 글, 마리안느 바르실롱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12년 1월
평점 :
이제 막 4살이 되는 딸아이는 요즘 '공주'나 '이쁘다'와 같은 단어에 무척 관심을 가지고 있답니다.
일단 그 두 단어가 지니는 긍정적인 의미를 대충이라도 파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사실 우리 꼬맹이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편식쟁이랍니다
아... 요런 걸 웹상에 올리면 곤란하긴 한데요.
어쨌든 본인의 입으로 "나는 채소가 싫어요. 안 먹어."를 종종 이야기를 하니
뭐... 엄마의 입장에서는 편식이 꽤나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런데... 이 책. 제목부터 아이가 무척 끌리나봐요.
책을 처음보자 마자
-언니가 뭐라고 말해?
제목이 무엇인지 궁금했나 봅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난 공주답게 먹을 거야'라고 말해줬더니
꼬맹이, 아주 관심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내리 3번을 읽어줬어요.
이 책은 지독한 편식쟁이 꼬맹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편식의 수준이... 네.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밥을 먹으며 흔히 겪게 되는 실랑이에 단골로 등장하는
채소 안 먹기, 새로운(익숙하지 않은) 음식 안 먹기,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별 이유 없이 투정 부리기(너무 뜨거워서 안 된다. 너무 작아서 안 된다 등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공주 꼬맹이가 주인공이랍니다.
우리 꽁알 꼬맹이도 이 책 속의 꼬맹이와 같이
밥 먹으면서 투정을 부리는데요.
책 속의 꼬맹이의 모습을 보며
언니도 자신과 똑같다는 이야기를 낼름낼름 해 가며 책을 재미나게 보더군요.
심지어 책 속 꼬맹이의 모습을 따라하면서까지 책을 읽어서 엄마를 놀라게 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이 책. 조금 독특합니다.
사실 요런 류의 책들은
'편식 하는 꼬맹이가 결국 어떤 게기를 통해 편식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그 게기가 참 독특해요.
엄마 입장에서는 책을 한 번 훅 살펴보고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야 하는데
이번의 경우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책을 읽어주게 되어서
저 역시 이 계기가 되는 사건을 보며 작가의 새로운 시각에 무척 감탄했답니다.
그게 뭐냐면요.
편식하는 꼬맹이가 자기처럼 편식하는 애완동물을 엄마처럼 돌보는 과정에서
편식을 하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고,
애완동물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애완동물에게 모범을 보이며 스스로 자신이 싫어하는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편식을 하면 안 되는구나를 아이가 스스로 깨닫게 되는데요.
이 과정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참 새로웠어요.
사실 엄마의 입장에서는 편식하면 키가 안 큰다. 편식하면 안 된다라는 당위를 강조하기가 쉬운데
이 책을 읽으며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다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아이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답니다.
물론 중간중간 낯선 이야기(외국의 상황이라 그렇겠지요.) 혹은 낯선 음식들이 등장했을때는
조금 읽어주기가 힘들어 꼬맹이가 알고 있는 음식들로 엄마가 살짝 고쳐서 읽어주기는 했지만요.
전체적으로 그림이 참 이쁘고, 교훈적이면서도 재미나게 표현을 해서
아이와 저, 둘 다 꽤나 재미나게 읽고 있답니다.
참. 이 책을 읽는 도중
제가 추임새를 요렇게 넣었거든요.
-당근을 먹으면 많이 이뻐져.
-채소를 먹으면 키가 많이 커.
이랬더니 꽁알 꼬맹이, 채소를 먹으면 키가 많이 큰다며
요즘 채소 먹기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답니다.
물론 아직은 관심 수준이지만요.
그래서일까요?
책을 통해 아이와 생각을 나누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겠다라는
어떤 작은 기대를 조심스럽게 해 보았답니다.
이번 달에도 아이와 함께 좋은 책을 읽게 되어서 엄마 입장에서는 참 감사합니다.
*이 글은 비룡소 모니터단 연못지기 10기로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