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100쇄 기념 에디션)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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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혹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다.

내겐 장영희 교수가 쓴 이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그렇다.

처음 이 책을 읽었던 10년 전이나

100쇄 기념으로 새 옷을 입고 재출간되어

다시 읽게된 지금도 변합없이

이 책은 내가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에 위로와 용기, 격려를 준다.



사실 나는 수필이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마 그 이유는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씌여진 많은 글들이

너무 사적인 내용을 소재로

시시콜콜한 푸념이나 감상을 늘어놓거나

어설픈 교훈을 주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나의 편견을 일거에 깨뜨린 분이

바로 장영희 교수다.

그녀가 낸 첫번째 수필집 『내 생애 단 한번』을 읽으며

나는 글의 내용은 물론,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그녀의 문장에 매료되었다.

이후 그녀의 유고집이기도 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으며

더 이상 그녀의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음을 나 역시 잘 알고 있었지만

100쇄라니?

출판사들의 불황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건만 무려 100쇄를 찍었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고 기쁜 소식인데

샘터사 서포터즈인 덕분에 이 책을 선물받게 되니 더더욱 기뻤다.



내가 장영희 교수의 수필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 특유의 진솔함과 인간미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약점이나 인간적인 못된? 마음에 대해 가식적으로 위장하지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의 좁은 마음이나 불평불만, 게으름에 대해 고해성사 하듯 털어놓는데 ~척 하거나 누군가에게 어설프게 교훈을 주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나는 정말 좋다.

여기에 더해 그녀가 쓰는 문장들의 깔끔하고 정확한 표현은

읽는 재미까지 더해주는데

그러니그녀의 첫번째 에세이집 『내 생애 단한번』이

올해의 문장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전혀 놀랍지 않다.


10년 전에 읽었던 책이고

또 아직도 많은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

아무래도 첫번째 읽었을 때보다는 읽는 재미와 감동이 적으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다

내가 건너온 10년이라는 시간의 삶과 경험에서 답을 찾았다.

아는 만큼만 보이듯이

어쩌면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연륜 만큼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10년전의 내가 깊이 공감할 수 없었던 글들,

예전엔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로만 읽어 넘겼던 글들이

지금은 깊은 깨달음이나 공감으로 와닿아

그 때는 볼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들여다보게 해준 것이 아닐지...

그 대표적인 글이 바로 20년 늦은 편지라는 이 글이다.

이 글은 그녀가 돌아가신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다.


글의 말미에 "사랑하는 사람을 하늘나라로 보낸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모든 분들께 드립니다"라는 헌사가 덧붙여진 이 글은

"떠난 사람의 믿음 속에서, 남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삶과 죽음은 영원히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과 함께

상실을 겪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는 글이다.



책을 읽으며 때론 웃고 때론 울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애절한 그리움과 회한,

그러면서도 소망의 끈을 놓치않는 그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아 울었고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않는 그녀의 강인함에 감동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시선과

가족이나 제자들에 대한 그녀의 관심과 사랑, 안타까움 등에 공감했으며

그녀의 위트와 재치, 유머가 담긴 이야기는 살며시 미소짓게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책 속의 글들을 더욱 빛나게 해준 정일 교수의 그림 역시

이 책에서 받은 감동을 더욱 깊게 해주었다.







삶 속에 필연적으로 내재된 희로애락.

그것들을 겪고 견디며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가야할 평범한 우리에게,

삶의 모든 기적들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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