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납치하다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 1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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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펼쳐 읽는 순간, 조심해야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부터 프랑스의 무명 시인, 아일랜드의 음유 시인, 노르웨이의 농부 시인과 일본의 동시 작가가 당신을 유혹할 것이다. 

그럼 당신은 시의 해변에서 홀로 시를 맞아야 하고, 

감정의 파도로 운율을 맞추며 시의 행간을 서성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인들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인생은 물음을 던지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시인들은 우리에게 말한다. 

시인이 될 수 없다면 시처럼 살라고."


작가가 후기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 책에는 다양한 시인들의 작품과 삶이 실려있고 
그것에 대한 류시화 시인 자신의 느낌과 생각들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시해설서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해설이 필요할 만큼 어려운 시가 없기때문이다. 
시 자체에 대해 해석한다기 보다는 시를 매개로 
류시화 시인이 늘 강조해온
삶의 태도나 세상과의 관계맺음, 깨달음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이 책의 부제가 "인생 학교에서 시 읽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시를 통해 
각기 다른 시인들의 삶과 철학에 대해 읽어내려가다보면 
결국 시인의 삶과 시가 서로 멀지않고 
그들과 내가 사는 삶이 그리 다르지 않음을 알게된다. 
단지 시 한 편 만으로 시인과 시 그리고 독자인 나 사이의 
시, 공간적 거리가 좁혀지고 공감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 사이를 이어준 류시화 시인의 명료하고 단순한 언어들 역시...

이 책은 시를 좋아하고 많이 읽는 사람보다는 
시를 좀처럼 읽지않는, 
어쩌다 읽더라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비유와 의미 사이에서 자주 길을 잃고 
결국은 쉽게 포기하고 마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시는 일종의 '유리병 편지'와 같다. 
그 유리병이 언젠가 그 어딘가에,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의 해안에 가닿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시인이 유리병에 담아 띄우는 편지 말이다."

책의 뒷부분에서 작가가 인용하고 있는 파울 첼란의 말처럼 
이 책은 류시화 시인이 
독자로서 여러 시인들로부터 받은 유리병 편지에 대한 답장이라 할 수 있겠다. 
그가 받은 유리병 편지와 함께 그의 답장까지 받게된 나는 
또다른 유리병 편지인 이 글을 쓴다. 
물론, 최종적인 나의 답장은 
이 책의 시가 내게 던진 물음들에 답하면서 
또 새로운 물음을 던지는 내 삶을 통해 씌여져야하겠지만 말이다. 



삶의 지혜는 파도를 멈추는 것이 아니다.
파도타기를 배우는 것이다.

심장 안에 아픔이 가득해도...중략...
단지 삶의 작은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이해해야 한다.
누군가가 양탄자를 때릴 때, 그 때림은 양탄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먼지를 털어 내기위한 것이므로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세가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을 사랑하기
자신의 삶이 그것들에 의지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

나무는 밖으로 잎을 피워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지지만
비바람으로 인한 나이테는 안으로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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