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이주 노동자를 쫓는 강렬한 미스터리이자 우리 곁 소외된 이들을 향한 애타는 호명-📖 가독성 : ■■■■■🧲 흡입력 : ■■■■□💼 소장 가치 : ■■□□□-🕵️ 붉은 조명이 핏빛처럼 흐르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 산더미처럼 쌓인 고기와 부산물 사이에서 중국인 노동자 한 명이 증발하듯 사라진다. 하지만 경찰과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주 노동자는 원래 말없이 잘 사라져." 그들의 실종은 사건이 아닌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이 차가운 무관심에 반기를 든 인물이 등장한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는 베트남 이주 여성 '부응옥란'. 그녀는 스스로 '쌈닭'이 되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마장동이라는 거대한 붉은 미로 속으로 잠입한다.매일 수많은 생명이 도축되어 사라지는 이곳에서 인간 하나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건 과연 우연일까._📜 책장을 넘기는 내내 코끝에 훅 끼쳐오는 비릿한 피 냄새와 날 선 칼날의 서늘함에 압도되었다. 이 소설은 '실종 추적극'이라는 외피를 입고 있지만 그 속살을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해온 투명 인간들의 이야기를 겨누고 있는 날카로운 사회파 미스터리다.작가는 마장동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단순히 배경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죽은 고기를 다루어 산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곳의 아이러니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노동력이라는 '고기'로만 취급받는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과 잔혹하게 겹쳐진다. 등급이 매겨지고 소비되는 고기처럼 그들의 인격은 배제되고 오직 쓸모로만 평가받는다. 그래서 그들이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걱정보다 "일손이 줄었다"는 불평을 먼저 내뱉는다. 물리적으로 사라지기 전에 이미 사회적으로 증발해버린 상태.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인간 증발'의 섬뜩한 본질이다.제목인 '니자이나리(你在哪里)'는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를 뜻하는 중국어다. 이는 소설 속 실종자 문소평을 찾는 말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수많은 '찾지 않는 이름들'을 향한 작가의, 그리고 우리의 뒤늦은 호명이다. 한국 땅에서 한국어가 아닌 타국의 언어로 서로를 찾아 헤매야 하는 그들의 처지가 제목에서부터 서글프게 다가온다.특히 탐정 역할을 하는 '부응옥란'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이주 여성이지만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고 내부자이면서 동시에 외부자인 그녀의 시선은 양쪽 세계의 모순을 꿰뚫어 본다. 약자의 억울함은 결국 공권력이 아닌 또 다른 약자의 연대로만 풀 수 있다는 설정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범인을 잡는 쾌감보다는 책을 덮고 난 뒤 마주치는 수많은 낯선 얼굴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울림이 있는 작품이다._🗝️ “사실? 이주민들에게 사실이라는 단어만큼 큰 함정도 없답니다.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 누명을 벗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대단한 특권인 줄 모르죠?” -p.41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진실을 밝힐 권리'조차 누군가에게는 닿을 수 없는 특권임을 꼬집는 문장이다. 생명의 무게조차 국적과 신분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이 뼈아프게 다가온다._🔦 우리 식탁에 오르는 노동의 결과물 뒤에 가려진 '사람'에 대해 한 번이라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타인의 부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것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실'을 밝히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소설의 제목처럼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냐"고 안부를 묻고 싶은, 잊힌 이름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