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을 굴러 도망친 감자 알맹이 그림책 72
비르테 뮐러 지음, 윤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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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자기가 왜 세상에 있는지 알고 있었어요. 바로 요리가 되기 위해서였죠!]


작은 감자는 다른 감자와 다르게 먹히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른 감자들은 감자튀김, 감자볶음, 감자샐러드, 감자수프가 되는 것이 너무너무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작은 감자는 정확하게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고 문을 열고 나간다. 답을 바로 구하지 못하지만 작은 감자는 정원으로 나와 다양한 친구들을 만난다. 그리고 질문한다.

"너는 왜 사니?" 

각자마다 다양한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작은 감자는 그들이 훌륭한 삶은 사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사는 이유가 있다면 작은 감자는 나도 감자속에서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답을 바로 내리지 않고 기다린다.


 '공부 열심히 해야 돼.', '대학 가야 해,',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야 해.'라고 말하는데 의문을 품지 않는 사람들이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화를 내고 멸시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문을 열고 나가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우리 어린이들에게 충분히 주어졌을까? 나는 이 책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자는 뿌리를 내리고 다양한 감자알을 맺는 것으로 끝나지만 감자의 삶의 의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 인생에 다양한 인물을 만나면 세상은 더 넓어지고 입체적으로 변한다.  


책은 삶의 다양성을 긍정하고  내 존재 가치를 사회적 시선에 맞추어 너무 빨리 규정하지 말고 늘 질문하라고 말한다. 나는 왜 살지? 나는 어떻게 살지? 그리고 나는 누구이지?

작은 감자가 데굴데굴 굴러 만나는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을 흐믓하게 보았다. 단순하지만 심오한 그림과 글이 오래 기억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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