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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미스터리 2024.여름호 - 82호
최희주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6월
평점 :
🧟♀️당신 옆의 가해자 - 딥페이크 업체 추적기 | 최희주 팩트스토리
허구성과 현실성의 팽팽한 줄타기에 저릿하게 스며드는 찝찝함, 소설계의 불쾌한 골짜기같은 느낌이었다. 이 편을 읽기 얼마 전에 BBC에서 방영한 버닝썬 다큐를 봐서 그런가 소설이 소설같지 않았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기자님이 단톡방에 잠입해 있으며, 더이상 그 충격적인 사진들과 대화들이 무감각하게 느껴진 지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무리 속에서 다른 가해자들도 죄책감이나 미안함은 당연 일절 없겠다는 생각이 다시 분노가 차올랐다. 기술 발전의 속도와 그에 잇따른 다양한 범죄 양상들, 그리고 내가 생각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사람들의 몰양심적인 행동들. 토악질이 나왔다. 현실은 분명 더 심각 할 것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그것이 공포였다.
🧟♀️탁묘 | 장유남
화자는 단 두 명. 두 명의 대화를 들으며 끝 없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라는 생각을 가지며 단편소설 한편 뚝딱 읽게 되는 마력🫶🏻 때론 활자들 사이에서 악취가 나는 것만 같은 몰입의 편이었다. 마지막이 진짜 두피가 쭈뼛해지니깐...한번에 쫙 읽으시오😲
🧟♀️메리 | 한새마
형제복지원 사건을 배경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소설이다. 사실 도시 사람이라 시골의 실정을 잘 모르기에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과 너무 “그럴싸”해서 계속 찡그리며 읽어내려갔다. 사실 최근에 밀양 성폭행 사건을 알게 되면서, 집단 성폭행, 그리고 한 마을 하 도시의 태도에 기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도 맨 마지막 장에서 만날 수 있다. 피해자가 전혀 불쌍하지 않았던 이야기.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었지만 가해자가 밉지 않았던 이야기.
🧟♀️저수지 | 박소해
(❌스포주의❌) 전지적 조현병환자 시점의 이야기이다. 사회에서 조현병을 가진 사람과의 관계는 사실 최대한 피하고 싶다. 혐오라기보다는 경험에서 빚어진 빅데이터랄까.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리고 112 불러본 적이 있으실까요😊 근데 몇몇 “조현병 환자의 시선“으로 구현한 영상매체 혹은 소설을 볼 땐, 그들이 납득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렇기 때문에 약물치료는 필수적이며 그래야 사회의 구성원으로 융화 될 수 있다고 본다. 조현병 환자의 시선과, 그리고 실제 현싱세계에서의 파괴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제주의 방언들과 문화도 살짝 엿볼 수 있는 소설✨
🧟♀️ 이번 호를 읽으며 느꼈던 점은 바로 ”나는 현실 속 그럴싸한 음침함과 공포를 다룬 미스테리 소설이 취향이다!“ 라는 것이었다. 계간 미스테리를 통해 미스테리의 범주도 정-말 세분화 되어있다는 걸 깨닫는다. 사실 처음 계간 미스테리를 접했을 땐 그저 ”으스스“한 이야기들이 모여진 책 아닐까 했다. 나는 외계, 귀신, 가상세계, 상상력이 필요한 허구에서는 딱히 오싹함을 못느끼는 것 같다! 대신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알 수 없지만, 내가 모르는 세계에선 진짜 이런 사건들이 있을지도...? 하는 깨름칙함을 가진 소설들이 취향인 것 같다. 이렇게 나의 취향을 알게 된 이번 호🤍 진짜 표지도 넘 잘어울리고, 이건 진짜 장대비 내리는 날 해지고 읽으면 최고 몰입을 선사하지 않을까싶다. 아직 안 읽은 눈 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