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스즈키 선생님 1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홍성필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북한도 이들이 두려워서 전쟁을 참는다는 중학교 2학년.

중 2병이란 말도 생겨날 정도의 '그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인 스즈키 선생님을 중심으로 학급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


이번에 본 것은 1권에서 4권인데,

제가 느끼기엔 원피스 1권보다 빨리 읽어지는 책이었어요-

뭔가 술술 책장이 잘 넘어가는데 다 읽고보니 '엇! 이게 왜 이렇게 된거지?' 싶어서 다시 앞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의 서평을 보면 '교육 현장을 날것 그대로 재현한' 이런 말들이 있는데,

사실 현직 교사로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날것 그대로가 맞긴 하지만 저것보다 더 한 일도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는 요즘 학교더군요..


판에박힌 '교육만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10대들의 섹스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교사의 성욕(?)이라고 하기엔 이것보다 좀 더 간접적인 표현이 있으면 좋겠지만.. 어쨌든- 

이런 에피소드들이 우리라면 선뜻 내리기 힘든 결론으로 끝이나는 것을 보면서 불편해 하실 분들도 충분히 있으실 것 같습니다.

머릿속으로는 '그래,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지.'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야기가 실제로 만화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 되니까 그걸 보는 느낌은 또 다르더라구요.


누구나 한번 쯤 읽어봐도 좋을 법 하지만 실제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님이나 '그냥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누구나 청소년기 학창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에 제가 만난 어른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경험에 빗대어 "다 그렇지 뭐-" 이런 경험에 기반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아이들을 바라보시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제가 중학교를 졸업한 지 어언 10년 이상이 지났고, 그 때와 지금의 아이들을 비교하면 비슷하지만 엄청 다른 부분들도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해요.

이런 면에서 교육 현장을 이해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씁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아닌 이웃나라 일본의 원작 만화기 때문에 일본인이 아니면 잘 모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사실 1권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진짜 이게 뭔말이야?? 읭???? 싶어서 앞으로 몇 번을 돌아갔었답니다 ;;

일본의 식사예절에서는 밥 먹을 때 왼손으로 꼭 그릇을 잡아야 하나봐요 ㅋㅋ


그리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부모님에 대한 묘사.

사실 저는 이 부분은 지금 우리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몇몇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부모님들이 교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거든요-

물론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교사를 신뢰합니다. 하지만 요즘 뉴스에서 보는 사건들에는 교사와 정 반대에 서서 학생과 함께 교사를 비난하는 부모님들의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지요.

이런 설정은 '그나마 해결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부모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스즈키 선생님이 '의외의 결론'으로 문제를 해결해도 큰 후폭풍 없이 계속해서 교사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일수도 있겠다 싶었구요.


이 책의 완결은 11권입니다.

4권까지 오는 동안에도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만화였는데, 남은 7권의 에피소드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판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표지 속의 스즈키 선생님입니다-
따로 따로 읽을 땐 몰랐는데 나란히 모아놓고 보니 다이나믹하지 않나요? 


 


4권의 스즈키 선생님 ㅋㅋ

뭔가 1권과는 달리 순진함을 벗고 결의에 찬 것 같은 표정이죠?






<본 내용은 ;세미콜론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망상해수욕장 유실물 보관소
한유주 외 지음 / 뿔(웅진)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하기엔 장르성이 너무 약한 것이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하면서 쓰고, 쓰면서 여행하는 벅찬 즐거움 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가 진짜 초판 1쇄 나올 때의 99년 느낌이다. 마쓰무라 에이조라는 사진작가의 사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일까?

하여간 아직 전권을 다 수집하지 못했지만 차곡차곡 수집하며 읽는 재미가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샀더니 이 여행기 시리즈는 표지가 하나같이 이모양인가보다 ㅋㅋㅋㅋ (검색해봄 ㅋㅋ)


사실 제목 그대로 '여행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할 줄 알았는데, 여행기를 쓰는 방법은 작가의 말에나 잠시 언급이 되었을 뿐, 미국 이스트햄프턴을 시작으로 일본의 고베까지 하루키옹의 여행기가 실려있다. 

멕시코 여행기는 뛰어넘고 우동 기행 부분을 읽고 있는데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같은 사람은 굉장히 말수가 적을 것만 같다. 

소설도 좋지만 에세이스트로서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몹시 좋아하는데, 하루키의 에세이는 작가와 같이 앉아서 조근조근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하루키옹의 여행기를 쓰는 방법에서 배운 중요한 사실.

여행지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기억나게 하는 핵심 단어 위주로 메모를 하고, 사진을 찍기 보다는 오감을 열어 여행지 자체에 집중한다.

돌아와서도 당장 여행기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한 두 달 정도 여행이 숙성되도록 묵혀둔다.

이 때, 너무 시간을 지체하면 기억이 사라지기 때문에 기간은 한 두 달이 적당하다고 했다.

아아, 이것이 바로 내가 지난 여행들을 손에 쥔 모래처럼 줄줄 흘려보낸 이유였구나-

이제까지 여행기를 읽으며 '일상을 여행처럼'이란 주제에 굉장히 감명 받곤 했었는데 아니었다.

여행은 카메라도 버리고 긴 노트도 버리고 손바닥 만한 수첩과 잘 나오는 볼펜을 가지고 떠나야 되는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장이 강렬하고 몰입하기 쉽다. 핵심 단어 세 개를 나열한 각각의 장들은 따로 떼서 읽어도 위화감이 없다. 그런 만큼 빨리 읽히지만 다 읽은 다음 앙금이 많이 남았다. 


  살인 전과가 있는 주인공 남자, 그 사건을 함께 겪었고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적확하지 않게 느껴지나 사랑 외에 다른 동급생 보람, 그리고 아들 영훈을 주인공에 의해 잃어버린 아주머니로 지칭되는 이 세 사람이 소설 속 핵심 인물이다. 


  주인공 남자는 우주 알을 통해 미술관에서 모두가 단체관람 하듯이 경험하는 인생을 자유이용권을 가지고 원하는 층 혹은 원하는 그림앞에 설 수 있는 것처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여자에게 모든 것을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지만 미래를 알고 있다고 했다. 

  과거의 이름이 보람이었던 여자는 가족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며 출판사에서 학습만화 편집자로 일하는 사람이다. 남자가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제 3자처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면 그와 대비되게 사소한 일에도 전전긍긍하고 감정을 넘치도록 쏟아붓는 이 여자가 나는 안쓰럽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영훈의 어머니, 아들의 죽음 후 주인공 남자만을 쫓는 이 아주머니에게는 피로감 마저 느껴졌다. 이렇게 쓰고나니 작가가 인물 묘사를 참 잘 하긴 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 


  주인공 남자가 주장하는 '우주 알' 이야기처럼 소설 전체의 전개는 시간과 관계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나도 인상깊게 본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마지막에 딸과 아버지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인생은 해피엔딩이 아닌걸까? 등의 질문을 던진다. 내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젊을 때 고생하고 안락한 노년을 누리는 것'을 좋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대치되는 생각이다. 이처럼 소설 전체를 끌고가는 커다란 서사의 흐름이 있으면, 그 서사를 이루는 작은 사건들에서도 자꾸만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시공간과 사건에 대한 다른 시각을 내놓는다. 이미 부모님 만큼 열심히 살아도 부모님처럼 될 수 없는 우리 세대에게 더 피부로 와닿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사와 결말을 중요시 하다보면 행복을 미룰 수 밖에 없으나 지금 이 행복을 미룬다고 미래에 반드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시대이므로- 


  문학상 수상작으로 소설 뒤에 실린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꼼꼼히 읽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패턴 밖으로 나가려는 인간의 몸부림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내 마음에 와서 박힌 문장은 바로 이 문장이다.



여자는 조수석에 앉아 생각했다. 자식을 낳고 키운다는 것, 그리고 그 자식을 폭력적으로 잃는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에 따르면 그 자식을 폭력적으로 잃은 사람은 당연히 영훈의 어머니다. 하지만 나는 보람과 보람의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딸은 자신을 너무나 지긋지긋하게 만드는 제 육신의 창조자를 벗어나고자 발버둥친다.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낳고 키운 보람이 무색하게 매정한 딸년이 원망스럽겠으나 그 자식을 폭력적으로 잃게 만든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자신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 문장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일한 인물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고등학교 2학년에서 멈춰있는 영훈도 계속해서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더라면 다른 의미의 잃어버린 자식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등장인물들의 삶은 어두운 그림자가 일상, 빛나는 순간은 말 그대로 순간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의 말미에 남자가 보람에게 남긴 말이 참 많이 와닿는다.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그렇게 할 거야, 같은 말들.



그믐, 달이 태양과 같이 뜨고 지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날.

대부분이 어둡고 아주 짧은 순간 빛나는 우리의 삶.

길지도 않고, 타인의 눈에는 딱히 특별해 보이지도 않았던 그 순간을 위해 다시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이 남자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고난 다음에는 빛나는 순간이 꼭 내 생의 마지막에 오지 않더라도 내 삶이 해피엔딩이 아니라고 결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가들이 꾸리는 격월로 출간되는 소설잡지.
Axt는 도끼라는 뜻으로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는 카프카의 말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이번 창간호에는 소설가 배수아, 백가흠, 정용준이 편집위원을 맡았다. 
사실 백가흠 작가는 이름이 특이해서, 배수아 작가는 페르난두 페소아를 번역한 사람이라고만 알고있고 정용준 작가는 이번에 처음 만난 작가.
책을 먼저 주문해서 훑어보고 인터넷에 이 잡지에 대해 찾아보았다.
사실 검색해서도 한참을 헷갈렸던 것은 편집장 백다흠과 소설가 백가흠의 동시 등장이었다. 
처음엔 기사에 오타가 난 건가 한참을 헤맸었지-
똑똑하신 분들은 다들 잘 아셨겠지만 나는 이 책을 펼쳤을 때, 목차가 어려웠다.


그래서 찾아보았지-
인터넷 서점들은 참으로 친절하다.
이 잡지는 소설가, 번역가, 시인의 소설 리뷰와 장편소설 3편, 단편소설 5편이 실려있다. 
사실 나는 단편소설부터 읽고싶었는데 어디서부터가 소설인지 못찾아서 박솔뫼 소설가의 리뷰를 읽다가 어젯밤 잠들었었다. 

내가 이 잡지를 산 이유는 2900원의 가격이 아니라 표지에 있던 천명관 작가 때문이다.
사실 문학을 오락이나 취미로 좋아하는 '소비자'입장의 나에게 계간지들이 올해들어 부쩍 읽기가 어려워 진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Axt 역시 별 다를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덜 진지하더라도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싶다. 한 번 펴면 멈출 수 없는-
그런 의미에서 내가 열광했던 시리즈들은 다 '장르소설'로 분류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 중에서 장르소설 작가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뭔가 주류가 아닌 것 같은 작가가 정유정, 구병모 작가 정도?

 
하여간 지난 겨울호였나, 문학동네 계간지에서 단편 <퇴근>을 읽고는 작가의 장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음에도 책을 사놓고 아직 읽지는 못했구나.
참 읽어야 할, 읽고싶은 책의 줄이 점점 늘어난다. 매달 새 책을 사지만 내가 죽기 전에 이 책들을 다 읽고 죽을 수 있을까 싶다.



다른 매체에 실린 천명관 작가와의 인터뷰들을 먼저 읽고 이 책에 실린 인터뷰를 읽었다. 잡지가 나온 시기와 신경숙 표절사건이 맞물려 내가 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래도 내 갈길 가련다- 하는 작가들이 많아야 독자가 읽을 수 있는 책도 다양해 지는 것 아니겠나.
이런 사람들이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도록 열심히 읽는 것이 독자가 할 일이 아니겠나 싶은 생각을 했다.


문학은 어째서 우리를 내려놓지 못할까?
한없는 바닷가
한없는 바닷가
이제 니가 사랑하는 여름이고
여름 속에서 잠 속에서 꿈속에서
계속 백 행을 쓰자
그것만이 몹시와 너무의 세계를 견디게 해줄 수 있다.
계속 견디게 해다오. 고맙고, 축하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