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할배 대단하다. 그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어쩌면 마지막 큰 선물일지도...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다룬 부분에서는 정말 많이 배웠다. 이제 그 음악이 달리 들릴 것 같다.
자연과학 쪽의 일반 대중을 위한 책들은 가능한 한 많이 읽는 게 좋다. 어느 정도 읽고 나면 다 거기서 거기 같은데, 그래도 제대로 이해했나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은 남는다. 그러다가 별 기대 없이 집어 들고 읽은 책에서 그 동안 내려 앉아 있던 안개가 확 걷히는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이 책이 그랬다. 360페이지 읽고 한 가지 석연치 않았던 것이 해소됐다면 그건 횡재가 아닌가. 대신 이해했다고 믿었던 것들 중 하나가 다시 미지의 영역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이 책은 빼어난 미덕을 하나 갖고 있다. 재미있다.
양 진영의 역사학자들이 주제를 정해 놓고 난상토론을 벌이는 TV프로그램이 보고 싶다. 한 쪽이 절대 응하지 않겠지만... 매번 느끼는 거지만 책의 내용이 좀 더 깔끔하게 정돈이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