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세계사
폴 존슨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영웅이란 무엇일까?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 높은 지위를 가진 자들이다. 과거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드로 대왕, 우리나라의 광개토대왕 등을 생각해 보면, 그들의 지위는 왕이나 장군 등 귀족 계층이었다. 그리고 둘째로 떠오르는 것이 그들의 업적과 그것을 기리는 기록들이다. 이 2가지가 언제부턴가 영웅의 필수조건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온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폴 존슨은 영웅의 조건을 달리 말하고 있다. 영웅은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책 표지에도 언급되었듯이 마릴린먼로 또한 그가 생각하는 영웅 중의 한 사람이다. 또한 기록되지 않는 업적이 없어도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자신 안의 정의로운 목표와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굽히지 않는 신념과 끈기를 그는 영웅의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앞서 말했듯 흔히 생각하는 영웅의 조건과 상이하게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둘 사이의
차이는 영웅을 결과로서 보느냐와 과정으로서 보느냐에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과정을 중시하는 영웅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관 덕분에 그는 과거 역사를 새롭게 통찰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가 새로이 보고 다시 생각한 그래서 이곳에 재창출된 역사는 무척 흥미진진했다.
또한 모든 역사를 통찰하고 있는 저자의 이력 때문인지 저자의 말은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그의 폭발적인 문장 구사력에 놀랐다. 두껍다면 두꺼운 책인데도 안에 담겨진 내용은 그야 말로 빼곡하게 적혀져 있었다. 저자의 지식과 그것을 무지한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열정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야말로 많은 역사적 사건과 사실들이 폭발하듯 열거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 시대가 추앙한 영웅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고대 로마 제국주의 시대의 영웅은 단연 카이사르였다. 또한 남북전쟁과 노예 문화가 있던 시대의 영웅은 카이사르처럼 정복자적 기질을 기진 자가 아닌, 민주주의 사상을 지닌 링컨이었다. 즉 영웅은 그 시대가 필요한 자를 영웅으로 만든다. 어찌 보면 영웅이라고 불리는 것이 너무나도 수동적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대다수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고, 시대의 요구에 맞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찾고 있는 영웅은 어떤 모습일까? 경제적인 눈부신 효과를 낼 수 있는 영웅?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분명 수동적 모습인 아닐 것이다. 꼭 영웅이라 추앙 받지 않아도 자신 안에서 스스로 영웅을 만드는 사람일 것이다. 즉, 원대한 목표를 꿈꾸고, 굽히지 않는 신념을 가지며 끈기 있게 이뤄내는 사람일 것이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밖에서 영웅을 찾고자 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이 영웅 되기를 원하고 있는 듯하다. 다시 한 번 정독으로 읽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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