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는 사람의 향기가 난다
노무현과 함께하는 사람들 엮음 / 열음사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통해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사연과 표현으로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앞으로의 정치 희망에 대해 쓴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쓰여진 글들은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들 중 운영자가 엄선하여 뽑은 글들이라고 한다. 인터넷 안에서의 그들의 자유로운 소통은 실로 민주주의가 꽃피웠던 아테네의 광장 문화를 다시금 생각나게 했다.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서로 소통하는 모습, 이 책은 그대로가 참다운 민주주의를 꿈꿨던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백 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와 같이 숨겨진 인간 노무현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은 아닐 듯싶다. 노무현이란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많이 쓰여져 있지 않다. 대신 그가 만들어낸 민주주의 공간에서 한바탕 신명나게 이야기장을 펼친 듯 다양한 서민들의 정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난 그의 글이 아니더라도, 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지 않더라도 또 다른 참다운 그의 정신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어찌 보면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읽기에도 편했고, 다양한 사람들이 써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한 글 한 글 새롭게 느껴지고, 재미난 사연도 많았다.

 서로 다른 사람의 글이고, 다른 내용을 담고 있을지라도 그들은 모두 더 나은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있고, 그로 인한 희망으로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을 선택했다. 즉 모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다르게 그들의 입장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518민주화 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겪은 세대들이었다. 어떤 이는 그 투쟁에 참여한 이도 있고, 어떤 이는 그저 안타까워만 할 뿐 직접 행동은 하지 못한 이도 있다. 그들은 모두 시민으로서의 권리에 대해 그리고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지금의 정치에 무관심해진 사람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직접 행동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이끈 사람은 물론이고 참여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그때를 후회하며 우리로 하여금 권리를 찾고, 책임 의식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노무현은 다시 기억된다. 우리 정치의 희망으로서,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시키고자 했던 그래서 눈앞의 당선에만 목적을 둔 우리가 그렇게도 경멸하는 위선적 정치인이 아닌, 당선 그 이상의 목적을 갖고 진심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했던 진정한 정치인으로서 다시 기억되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대 대통령 1위가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한다. 그를 추억하는 그 시대의 사람들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민주주의? 자유? 무엇을 말할 수 있기에 그를 존경할까? 정말 궁금하다.

훗날, 독재향기, 시민의 피 냄새 가득한 혹은 IMF로 대변되는 무너진 경제 향기 가득한 전직 대통령들도 존경한다는 사람들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역으로 자신의 권력을 낮추며 민주주의를 실천 했으며 우리민족의 절대 절명의 소명인 민족  통일을 위해 노력한 대통령들은 자신의 권력을 낮추고 언론에 맘껏 자유를 준 덕에 온갖 비판의 소리만 들었다. 지금의 그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참 우리의 자질부터 뒤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역대 대통령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추억할 수 있는 것들, 그들의 향기도 같이 찾아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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