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라는 동물원에서 살아남기
리처드 스케이스 지음, 이수옥 옮김 / 황금비늘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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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경제적 패러다임에 맞춰 회사들의 적응해 가는 모습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기업이라는 것도 어찌 보면 그 시대나 사회를 대변하는 하나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너무 뒤늦게 깨달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21c를 맞이해 새롭게 등장한 IT기업이 그러할 것이고, 더 과거로 내려가 수공업 패턴의 기업들에서 대규모기계공업 패턴으로, 그리고 다시 지식기반 회사들로 변모된 모습이 그러할 것이다.

인간의 소명이 직업을 갖고 일하는 것에 있듯이 인간과 직업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직업, 회사의 변화에 따라 인간의 라이프스타일, 혹은 가치관이 함께 변화된다고 집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중앙 집권적이고, 과학적 관리구조를 지닌 기업에서는 평생직장이 보장되었고, 같은 일의 반복으로 인해 경력이 많아질수록 진급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또한 그 숙달된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또한 노동조합이 생기고 나서는 근무시간도 정해져 있어 사생활과 직장은 분리되어 이루어졌다. 하지만 현재 지식기반기업, 탈중앙화 된 기업에서는 날로 변화하는 정보에 대응해야 하고, 창의적 기획력이 필요하므로 나이가 많아 정보에 둔감한 회사원보다는 적응력이 우수한 젊고 새로운 사람들을 원하게 된다. 또한 분리된 기업으로 인해 노조의 힘이 전보다는 약해지고 있다. 이런 변화양상에 따라 직장의 이동이 잦아지고, 평생직장이라는 말보다는 명예퇴직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불안한 직장환경에서 근무시간을 정확히 지키기는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래서 사생활과 직장의 혼돈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더 그런 혼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아마도 급변하는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적응해나가는 인간의 자연스럽고, 당연한 모습일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충성도 변화, 여성의 사회 진출정도, 기업의 지리적 위치 등 많은 부분을 명쾌하게 집어내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미국식 기업과 유럽식 기업들을 비교하며 미국식 기업들을 비판하고 있다. 얼마 전 서평란에서 읽은 것 중에 미국 기업의 횡포(아동의 노동력 착취 등)가 적혀진 서평을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그런 기업들의 횡포를 꼬집어 내고 있다. 미국식 기업은 너무나도 탈 중앙적 기업들을 중앙 아래 운영하고 있으며, 부도덕한 행위가 가시화 되면 중앙은 그것을 책임지기 보다는 분리된 소기업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미국식기업을 많이 닮았다고 하니...하기야 뭔들 안 닮았겠는가.. 읽다가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내가 별 3개밖에 주지 못하는 이유는 회사라는 구조를 새로운 각도로 다양하게 접근한 것은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내가 제목을 통해 기대했던 것은 회사라는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한 인간이 버라이어티한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맺고, 즐기는 방법. 그래서 결국은 회사 속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배우리라는 것이었다. 즉, 동물원에서 탈출을 꿈꾸며 고통스럽게 지내는 것이 아닌, 동물원에서 즐겁게 살아남는 방법을 말이다. ‘동물원에서 살아남기’ 제목이 조금은 그 안의 내용과 동떨어진 부분이 없지 않나 생각되었다. 물론 번역의 문제가 그래서 중요한 지도 모르겠다. 그런 부분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름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무의미하게 지나쳐 버린 것에서 의미를 찾게 된 느낌이랄까?

아무튼..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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