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날의 거장은 초반부터 후반부 이야기까지 추리소설처럼 범인을 찾아 단서를 찾아나가는 이야기의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인 퇴역 장교 요슈 남작은 자살인지, 살인인지 모를 사건에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다. 그가 범인으로 지목 된 이유는 유명 궁정 배우로 활동하는 요이겐 비쇼프라는 인물이 요슈의 옛 연인인 디나와 결혼하면서 둘의 관계에 대한 연정과 질투를 갖고 있었다는 이유에서 비롯된다. 죽음의 현장에서 요슈의 혐의를 판단하는 두 그룹이 존재하는데, 그 인물은 펠릭스와 고르스키 박사와 엔지니어 졸그루프다. 디나의 남동생인 펠릭스는 연정을 품어 왔다는 것을 근거로 요슈 남작을 의심하고 범인으로 몰아가지만, 고르스키 박사와 졸그루프는 수수께기로 점철 된 이 사건에 근저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음을 직감하며 단서들을 찾아 나선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들은 축적되는 단서들을 통해 범인을 찾아 나가게 되는데, 이 지점은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심지어 ‘나’인 요수 백작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까지도 의심하게 되는데, 이는 레오 페루츠의 특기인 ‘환상’의 대입을 통해 요슈 백작 정서와 주변 환경들을 혼란스럽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론적으로 예술가적 ‘공포’로 귀결된다. 인간의 상상으로 만들어 낸 ‘공포’라는 건 어쩌면 근거 없이, 근거 있는 것처럼 존재를 압박한다. 고르스키 박사가 극 후반부에 비쇼프와 같은 뛰어난 예술가들이 약을 통해 자신의 예술성을 강화 시키려고자 하는 욕망은 결국 견뎌낼 수 없는 공포로 영혼을 붙잡아 죽음으로 끌어 당기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범인은 인간에게 잠재 되어 있는 상상이란 공포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