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를 읽으면서 ‘바깥’이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곱씹어볼 수 있었다. “나를 입고 바깥을 맴돌았다 (중략) 무궁한 당신들이 나의 바깥이었다는 것”라는 시인의 말에 대해서 나를 제외한 모든 바깥이라 칭할수 있는 모든 것이 나의 존재이유가 될 수 있겠다는 개인적인 감상과 함께 이름 모를 따스함이 느껴졌다. 반대로 공허함이 시어로부터 내 심장까지 계속해서 들이 닥칠 때마다 슬픔으로 가득했다. ‘얼굴들의 노래’라는 시에서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두고 아버지가 할머니의 뼛조각을 가지런히 모아놓고, 할머니의 얼굴을 살살 만드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애틋함과 애처로움, 그리고 ‘당신은 누구인가’에서 가위에 눌린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생각하지만, 기억나지 않는 ‘당신’에 그저 물어볼 수밖에 없는 묘한 그리움을 나도 동일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삶의 수레바퀴안에서 누군가의 안부를 묻지 않아도 우린 만나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소통한다. 바깥은 따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수레바퀴를 함께 걸어가는 과정에서 ‘나’를 포함한 ‘당신’, ‘우리’라는 끈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시는 그렇게 나에게 묻는다. 누가 우리의 안부를 묻지 않아도? 아니. 바깥을 향해 안부를 묻는 것에 대한 역설. 그렇다면 그것을 하자. 안부를 묻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