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바네사 스프링고라 지음, 정혜용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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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이자 에세이로 저자가 어린시절 겪었던 성 착취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의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가브리엘 마츠네프라는 프랑스문단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작가가 자신의 ‘책’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린 학생들에게 성착취를 해왔다라는 사실이다. (그 둘의 나이차이는 무려 30살이상이 난다) 사실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도 둘이 사랑한다고 한다면 그건 말릴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의 어머니조차 둘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나중에 주인공이 그가 성 착취를 해왔다는 사실에 대해 증오하고 저주하면서도 모종의 열망 같은 것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의해 계산된 것이었다. 소설을 보다보면 저자 자신인 V라는 인물뿐만 아니라 이러한 성 착취를 꾸준하게 해왔다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기질이 있다고도 보여진다. 


이러한 행위들을 가스라이팅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건 상대의 심리나 상황을 통제하고, 정복하여 피해자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종의 세뇌전술이다. ‘동의’라는건 그 점에서 착취를 위한 도구처럼 여겨진다. 피해자가 원해서 하는 ‘동의’처럼 보이는 어떤 강제되는 ‘동의’다. 결국 V는 그에게 의존하게끔 설계 된다.


이 소설을 보면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라는 소설을 떠올릴수 있다. (이 소설은 영화하되기도 했다) 흔히 일본에서 이야기하는 로리타 콤플렉스도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소설에서 ‘롤리타’라는 12살에 어린소녀도 성인남성에 대한 호기심 혹은 동경 같은 것을 갖고 있다. 사실 어린 소녀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 남녀를 불문하고 성인을 선망하는 것은 발달하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누구나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선생님을 동경하는 시절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말이다. 물론 거기서 더 나아가서 한쪽이 성적 호기심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성관계를 맺으려고 한다면 그건 문제가 될 것이다. 두 소설의 공통점은 남자가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부분이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남자들은 어린여자와의 관계를 미화하면서 이용하고 있다. 자신의 행위를 일반화하기 위한 것으로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지만 평생을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었던 피해자의 증언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가 처벌을 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프랑스문단계에서는 ‘동의’로 인해 metoo운동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의’가 출판 된 이후로 가브리엘 마츠네프의 저서는 판매가 중단되었고, 재고도 회수한다고 발표 되었다. 소설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성적욕구뿐만 아니라 어떠한 욕구충족을 위해 ‘동의’를 요구하는 행위는 상대방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먼저 상대방 입장에서 ‘동의’할 수 있는 문제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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