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발칙하게
원진주 지음 / 미래와사람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하다와 발칙하다 라는 것은 뭘까? 솔직하다라는 정의는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라는 뜻이고, 발칙하다라는 뜻은 버릇이 없다 혹은 하는 짓이 아주 꽤심하다라는 뜻이다.  흥미롭게도 ‘솔직하다’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한국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할 때가 많은 반면에 ‘정직하다’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많이 사용된다. 이유가 뭘까? 정직하다와 솔직하다의 뜻은 동일한데도 말이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솔직하다라는 것이 희귀한 것처럼 보인다. 외국에서 어학원을 다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한국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내세우는 것이 어색하지만, 다른 외국인들은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더라. 나는 이러한 배경을 갖는 이유는 한국사회라는 풍토, 즉, 문화와 역사적인 측면에서 ‘눈치’를 많이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특히 권위에 순종하는 유교적인 문화가 여전히 자연스럽다. 그러다보면 ‘솔직한’사람이왕따를 당하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그런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이 책의 제목을 어떻게 받아 들일수 있을까? 우리는 한번쯤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솔직하게 말해볼까? 라며 말이다.


원진주작가의 ‘솔직하고 발칙하게’는 이 두가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중복시킴으로써 작가의 방송에서 경험한 그녀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까발리고 있다. 신입작가로서 겪어야만 했던 부당한 일들, 사회가 요구하는 통념에 대한 의견, 공공연히 일어나는 방송계안에서의 외모평가, 작가로서 맡은 한국사회의 사건들에 대한 안타까움등등에 관하여 방송작가의 시점에서 적나라하게 말하고 있다. 


물론 이런 내용이 전부는 아니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삶의 고단함과 편견에 맞서 싸우는 작가의 삶을 다루는 ‘먹고 살기 고달프다’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2부는 ‘나를 버티게 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삶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들에 대하여 쓰여 있다. 책에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책의 파트별로 마지막 페이지에 저자가 찍은 사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책을 풍성하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게 하는 포인트가 된다. 예를 들어 매일같이 야근을 하면서 퇴근길에 이용하는 택시에서 아저씨가 ‘초콜릿’을 받은 사진을 쳐다보고 있으면 아직 세상을 살만하구나 생각하게 된다. 


나는 책을 보면서 ‘방송작가’라는 타이틀뒤에 숨어 있는 수많은 땀과 눈물들을 확인할 수 있어 굉장히 흥미로웠다. 사실 방송작가라는 직업이 흔하지 않은 직업이고, 비밀리에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발표되어야 하다보니까 우린 방송작가에 대한 데이터가 별로 없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작가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솔직하고 발칙하게 말하는 방식에 대하여 우린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자신이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때 각자의 세계는 실제로 변화될 수 있다. 편견과 부당함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눈치를 보고 숨기는 것이 아닌 솔직하고 발칙하게 나를 표현하고, 호소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기를 나와 한국 사회에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