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꼬마 철학자가 산다 - 철학적 대화로 두 꼬마의 사고력을 키운 6년간의 기록
노신화 지음 / 소울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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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를 읽자마자 너무 반가웠다.

마침 우리 아이가 '바보'란 말을 쓰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흔히 알고 있는 사전적 뜻 '바보'를 알려주고 어떤 행동을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사람. 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 줄 알면서도 안하는 사람도 바보라며 지혜로운 사람은 다르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준다.

나도 바로 아이에게 '바보'란 말이 어떤 말인지 알려주고 그 말을 쓰는 것이 지혜로운지 아닌지 이야기 나눴다.

우리집 아이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 엄마 앞에선 이야기했지만 문득 문득 바보란 말을 재미삼아 쓰고 있다.

저자의 아이들은 엄마와 6년간 이런 차분한 대화를 나눠선지 에피소드마다 기특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저자는 <논어>,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격몽요걸> 같은 제법 어려운 이야기들을 아이들과의 일상에 녹여서 대화한다.

어려운 이야기임에도 아이들의 눈높에에 맞게 침착하게 설명하는(감정적이지 않고) 엄마도 대단했지만 그 어려운 말들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아이들도 대단해보였다.

또 엄마의 순발력이라고 해야할까? 적재적소에 맞게 알맞은 대화를 생각해내고 바로 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중재하고 해결하는 저자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난 아이와의 갈등상황에 뭔가 머리가 하얘지면서 이 상황에 대한 객관적 생각보다는 그 불편함들을 해결하고 나중에 '아...그때 그럴걸, 저럴걸..'하면서 후회한 적이 많아서 이 책에 얼마나 많은 밑줄을 긋고 봤는지...

에피소드 중에서 나를 많이 반성케 했던 것들 중 하나는 <'잘'과 '못'의 굴레>란 글인데 아이에게 '우와 잘했어', '그건 잘못했어'란 말을 너무 쉽게 썼던 거였다. 저자는 "우와 잘 그렿네", "우와 잘 만들었네"란 칭찬에 익숙해지면 은연중에 '잘'과 '못'의 굴레에 덮일 수 있어서 '잘'만을 추구하고 '잘'이 아닌 것은 감추려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집 아이도 가끔 못할 것 같으면 핑계아닌 핑계를 대면서 포기할 때가 있다. 내가 '잘'과 '못'의 굴레를 안겨준건가? 반성해보게 되었다.

또, 명작 동화를 읽어주던 중 왕자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결혼하자고 하고, 얼굴만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데 어떤것 같냐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진다. 익숙한 것, 반복해서 접하는 것을 무심코 좋은 것으로 받아들일까봐 그 안에서 유익함, 해로움, 옳은 것과 그런 것을 구별해내지 못하고 받아들일까봐 그런 익숙함을 경계해야 함을 생각하기를 바라면서 대화나눈 이야기를 보며 난 책만 읽어줬지 그런 대화를 나누지 못했단 생각을 했다. 나조차도 그런걸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는 것 같기에.

읽으면서 나도 이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되고 싶다란 생각을 했다.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나와 나의 아이와 내 가정을 위해....

철학책을 많이 읽으면 이런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면서 논어책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도 했다.

동생이 있고, 형이 있어서 서로 나눌 수 있는 것이 많은가? 하면서 동생을 급 낳아야하나란 이상한 생각도 했다.

엄마가 끊임없이 사색하고 그것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대화로 나눠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처럼 나도 내아이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 현명해져보려한다.

참...우리 집 아이 이름도 '라온'(즐겁게 살라고) 이라 더 감정이입해서 읽었지 싶다.

저자의 아이 이름도 라온, 로운...ㅎㅎ

정말 내 아이에게 말해주는 것 같은 착각으로 이 책을 정독했다..

이 책은 제이그림책포럼 서평 이벤트에 참가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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