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힘이 쾌락의 힘보다 더 강하다.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모든 쾌락과 행복은 소극적인 성질을 띠는 반면 고통은 적극적인 성질을 띠기 때문이다. 인간은 행복은 잘 모르지만 불행은 잘 인지한다. 그래서 부와 명예를 가졌을 때는 그 가치를 모르다가 그것이 사라지면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는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건강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고통은 잘 알아차린다. - P56
행복한 인생을 결정짓는 진정한 가치는 고통을 잘 견뎌 내는 인내력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덜 불행하게 살 수 있는 용기가 있고, 고통을 그럭저럭 견더 내면서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이다. - P59
선천적인 성격은 그 자체로 타고나지만 후천적인 성격은 자신의 의욕과 능력을 인식한 후에 나타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통찰할 수 없다면 타고난 기질과 본능에 지배를 받지만, 세상을 경험하면서 통찰력이 생기면 자신만의 행복의 조건을 찾을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의욕(욕망)과 능력을 일치하는 법을 배우면서 획득된 성격으로 자신의 개성을 완전하게 알게 된다. - P72
인간은 행복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많은 사람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의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기대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많다. 인간의 삶이 동물의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인간의 인식 능력 때문이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의 행복이나 불행과 관련한 모든 일에 대한 상상력을 억제해야 한다. 지나친 상상력과 추측, 기억은 불행의 씨앗이다.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해 행복을 미래에 두지 말고, 과거의 고통에 너무 집착하면 안된다. - P81
건강은 인간의 주관적인 자산인 ‘고상한 성격‘, ‘뛰어난 두뇌, ‘낙천적인 기질‘과 ‘명랑한 마음‘에 함께 속한다. 이 가운데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요인은 명랑한 마음이다. 그 명랑한 마음은 외적인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건강이다. 따라서 바깥에서 좋은 것을 찾지 말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유지하는 데부터 힘을 써야 된다. 그것은 운동으로 만들어진다. - P103
명랑한 사람은 불행한 일을 겪어도 쉽게 화를 내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기질과 매우 관련이 있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이라는 노력으로 명랑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 심장과 혈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면 우울한 기질의 사람도 어느 정도 쾌활하게 살 수 있다. - P105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의지와 마음의 동요가 적어야 한다. 사실 너무 불행해지지 않으려면 너무 행복해지려는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사람을 많이 만날수록, 친구가많을수록,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소망과 욕구의 접촉 범위가 커지면서 불행을 자초하는 기회와 환경이 커진다. - P112
미적 관조는 지옥과 같은 고통의 상태에서 잠시 벗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한다.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삶에 대한 욕망 없이 무관심하게 바라볼 때 영원히 불변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P116
쇼펜하우어는 인생이 너무 힘들어 참을 수 없다면 클래식을 들을 것을 권장한다. 오페라는 가사를 이해해야만 되지만 실내악이나 관현악은 그럴 필요가 없다. 클래식은 이 세계가 의지라는 사실을 직접 느끼게 해 주는 통로와 같다. - P119
무게 중심이 바깥에 있는 사람은 출세, 승진, 명예, 부 등을 추구하며 각종 모임 등에 빠져서 즐거움을 추구하지만 무게 중심이 안에 있는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예술, 시와 문학, 철학 등을 가까이 하게 된다. 이런 정신적인 즐거움은 속물이 누릴 수 없는 것이다. - P126
사람들과의 만남을 줄이고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를 권한다. 기회가 되면 미술 전시회나 연주회를 찾아서 최고의 예술가가 만들어 낸 작품을 감상하며 인생의 고뇌에서 벗어나는 시간도 가지면 좋다. 혼자서 산행을 하며 자신을 만나는 훈련도 해야 된다. 고독은 나의 진정한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벗이다. 마흔부터 어느 누구한테도 방해받지 않는 잔잔함을 스스로 찾도록 해야 할것이다. - P126
쇼펜하우어는 사유의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를 권했다. "먹은 것이 육체가 되고 읽은 것이 정신이 되어 현재의 자신이 된다." 철학적으로 향유하려면 사고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 P129
독서보다 독자적 사고가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독자적인 사고 없이 남이 모은 견해를 받아들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사유 없는 다독을 경계했다. "독서란 자기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대신 생각해주는 것이다." - P133
쇼펜하우어는 자신의 생각을 영글게 하는 건 다독이 아니라 숙독이며, 독서를 통해 받아들인 타인의 사상을 자신의 사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랜 사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영양 과잉이 되듯이 책을 많이 읽을수록 독자적인 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 되새김이 전혀 없다면 남이 간 길을 그대로 따라 걷는 것과 같다. 더구나 좋은 책을 읽는다고 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절제하는 독서법이 필요하다. - P134
많은 인간관계로 결핍을 채우려고 하지만 인간관계는 자칫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홀로서기‘와 ‘타인과 함께하기‘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 - P177
인간이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이유는 고독을 견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고독한 시간을 생산적으로 잘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력, 내면의 공허, 권태감 때문이다. 이럴 때 남과 어울리는 것은 자신의 고독을 혼자 대면하기 두려워 비겁하게 피하는 것이다. - P182
쇼펜하우어는 행복이란 많은 경우 결핍에서 충족으로 넘어가는 ‘짧은 순간‘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늘 결핍은 인간에게 고통이지만 충족에서 과잉으로 넘어가면 권태, 지루함의 감정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행복은 그 사이의 짧은 만족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 P194
과거와 현재, 미래는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단절된 것이다. 우리는 오직 현재만을 살 뿐이다. 과거와 미래는 실재하지 않는데 마치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 P203
과거는 지나가서 없는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서 없는 것인데, 오늘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 속에서 사는 것은 어리석다. 현재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순간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1년 이상의 계획에 따라 진행되다 보니 미래에 무한한 시간이 펼쳐질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 P204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방법은 나의 욕망이 이끄는 대로 가는 것이다. 개성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태도다. 우선 남들이 전혀 알 수 없는 바, 나 자신만이 원하는 바,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타고난 재능과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 마흔이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 위한 시행착오와 자기 성찰의 시간으로 충분해 보인다. - P214
가장 어리석은 일이 명성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일이다. "명예가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격언은 타인의 견해를 자신의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망상에 불과하다. - P224
허영심이 타인의 마음에 기대하는 희망이라면, 자긍심은 자신의 마음에서 자신에 대해 내리는 직접적인 높은 평가다. 자신만의 장점과 가치에 확신이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있다면 자긍심은 손상되지 않는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자긍심을 갖기 위해서는 타인의 호감을 얻으려는 허영심을 없애야 된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허영심이 들면 말을 많이 하고 자긍심이 들면 과묵해진다." - P226
다시 강조하며, 행복의 참된 조건은 객관적인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의 주관적인 조건에서 찾아야 한다. 개인의 행복은 지위나 재산과 같은 ‘외적인 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받아들여 의미를 구성하는 의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느냐, 비관적으로 보느냐는 그 사람의 관점, 정신력에 비례하는 것이다. - P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