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의 와인 문화에서 결정적 전환점이 된 전쟁이 있습니다. 바로 십자군 전쟁(11세기 말~13세기 말)입니다. 200여년 동안 계속된 전쟁 기간 내내 십자군은 포도주의 원조인 중동 지역에서 신종 포도나무를 대거 가져옵니다. 그때 옮겨온 포도나무 종자가 사실상 오늘날 서유럽에서 재배되는 포도 수종의 원조가 됐습니다. - P22

수도원과 수도승은 중세 포도주 산업을 크게 성장시켰습니다. 당시 유럽엔 황무지가 많았습니다. 수도원은 성찬식에 필요한 포도주의 공급을 위해 황무지를 개간해 포도나무를 심었습니다. 좋은 포도주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교회 수요를 넘어서는 와인을 생산하게 됐고 포도주를 많이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세금이 면제된 수도원으로서는 부를 축적하는 수단을 확보한 거죠. 수도승은 포교보다는 자신의 도를 닦는 사람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성경을 읽지만, 종일 각자 맡은 일에 충실합니다. 와인을 만드는 수도승은 보다 향과 맛이 좋은 와인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치즈 만드는 수도승, 옷을 만드는 수도승은 각자 자기 몫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수도원은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두뇌 집단 혹은 전문 연구소와 같은 성격을 띤 측면도 강합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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