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스템은 처음부터 완전히 프로그램된 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형성해나간다는 것. 자라는 동안 우리는 뇌의 회로를 끊임없이 바꿔가며 어려운 과제와 씨름하고, 기회를 이용하고, 사회구조를 이해한다. - P12
대신 우리 유전자는 간단한 원칙 하나를 세웠다. 융통성 없는 하드웨어를 만들지 말고,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 우리 DNA는 고정된 설계도가 아니다. 이 DNA가 만들어내는 것은 주변 환경을 반영해서 효율을 최적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회로를 바꾸는 역동적인 시스템이다. - P21
삶의 짜릿함은 우리가 지금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현재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 중인가에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 뇌의 마법도 구성요소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요소들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듬어서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천을 짜는 방식에 달려 있다. - P30
뇌의 신체 지도는 유전자에 미리 각인된 것이 아니라, 입력되는 정보에 따라 형성된다. 경험 의존적이라는 얘기다. 뇌의 신체 지도는 미리 정해진 설계도를 따르기보다는 국지적인 영토 경쟁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함께 신호를 쏘는 뉴런들이 회로를 이루기 때문에, 함께 활성화되는 지역은 뇌에서 인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몸의 형태가 어떻게 변하든,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뇌 지도에 반영된다. - P76
우리는 이런 사실들을 하나로 모아서, 시각적인 꿈은 뉴런의 경쟁과 지구의 자전이 낳은 부산물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시각 시스템이 다른 감각에 땅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두운 밤에도 시각 시스템을 활성화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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