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e of Angels (Mass Market Paperback)
Sheldon, Sidney / Grand Central Pub / 1988년 8월
평점 :
품절


90년대 시드니 셀던이라는 이름은 꽤 유명했던 것 같다. 라디오에서도 신간 광고를 들은 적이 있고도서관에 가면 이 분 소설이 쉽게 눈에 띄었으니까. 나도 몇 권 읽어봤는데 페이지가 휙휙 넘어갈 정도로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특히 야한 장면은 단 몇 줄뿐인데도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매력이 있었다. 저자의 필력 덕분이리라.)


이번에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읽기 시작했는데 page-turner라는 말이 왜 있는지 실감하게 할 정도로 내용이 쉽고 빠르게 읽힌다. 빠른 사건 전개와 부드러운 문장,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는 캐릭터들 때문인지 거침없이 진도가 나간다. 물론 내용과 인물들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지나치게 전형적이라 어떻게 보면 너무 예측 가능해서 심심할 정도이긴 하다. 젊고 매력적이고 능력있는 여자 변호사,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젊은 마피아 두목(심지어 엘리트 출신!), 엄청난 집안을 자랑하는 잘 생기고 매력적이며 만능 운동남인 대형 로펌 변호사!(상원 의원 출마를 앞두고 있다!). 


젊은 여자 검사 시보는 근무 첫날 대형 사고를 치는 바람에 모든 언론이 주목하는 젊은 마피아 두목을 풀려나게 만들고 이 일로 인해 정계 진출을 꿈꾸던 담당 검사는 이 여자를 법조계에서 매장시키기로 마음 먹는다. 그렇지만 잘 생긴 대형 로펌 변호사는 언론의 뭇매를 맞는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며도움을 주기 시작한다.이 변호사와 깊은 관계에 빠지고 임신까지 하게 되지만 본처마저 임신하며 상원 의원 출마를 앞둔 변호사는 본처를 선택하게 된다. 물론 이 변호사는 여성 변호사와의 관계도 유지하려 하지만 그녀는 완전히 인연을 끊어 버리고 혼자 아이를 낳는다. 승승장구하던 이 여성 변호사는 어느 형사 사건 피의자에게 아이를 납치 당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젊은 마피아 두목의 도움으로 아이를 구하게 된 후 점점 마피아 세계의 사건을 다루기 시작하는데...


내용 자체야 놀라울 것도 없고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이 책이 쓰여진 1980년이라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흥미 진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로펌이라는 말조차 일반인들이 모르던 그 시절, 아니 변호사를 만나는 것조차 힘든 시절(당시 사시 합격자는 겨우 300명!판검사 제외하면 변호사 배출 숫자가 지금과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다.)에  잘 생기고 유능한데 집안까지 빵빵한 유능한 남자 변호사라는 설정은 어떻게 보면 여성들의 로망을 자극하기에 딱이 아닌가한다. 거기에 여주인공은 자립적이고 능력있고 미인이니 독자들이 감정 이입하기에 좋은 대상인 듯 하다. 거기에 지하 세계의 마피아 두목마저 잘 생기고 똑똑하다.(매력적인 나쁜 남자?)


이렇게 쓰고 보니 여성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는 전부 다 갖췄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이 작가의 주인공들이 보통 이런 여성인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 또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일이니 지금에 와서 상투적이라고 치부하는 것도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어쩌면 그 시대는 이런 주인공을 원할 정도로 여성의 사회적 성공이 힘들다는 방증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전형적인 이야기라 페이지가 너무 쉽게 넘어가서 나중에는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막판 결말 부분은 예측 가능한 스토리임에도 빠른 사건 전개와 더불어 박직감이 넘친다.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 게 확실하다. 그리고 최종 결말 또한 너무나 현실적이라 이 또한 나쁘지 않았고. 통속 소설은 거의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영어 공부를 위해서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부드럽고 쉽게 읽히는 문장에 독자가 쉽게 몰입하도록 만드는 내용이라 모르는 어휘도 바로바로 유추가 가능할 정도다. 영어 원서 추천을 하게 되면 앞으로는 시드니 셀던 소설을 가장 먼저 권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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