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 - 니체,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칸트, 키르케고르
에이미 리 편역 / 센시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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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좋은 문장을 만난다는 건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에요. 오랫동안 책을 읽어왔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내용은 금방 휘발되어 버리고 나중에는 그 책을 읽었다는 기억마저도 사라져버리기도 해요. 그렇기에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 중요한 문장을 수집하는 활동을 병행하곤 하는데요, 그마저도 손으로 직접 기록하지 않으면 남는 게 거의 없어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꾸준히 그래왔던 거 같아요. 기억나지 않으니 다시 한번 읽으며 되새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독서라는 행위가 나에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가끔은 필사를 하며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모든 책을 베껴 쓸 만큼의 의지력이 없기 때문에 이 역시 실천하지 못해요.

 

그런데 최근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을 만나서 고민을 덜었어요.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니체,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칸트, 키르케고르 이렇게 다섯 철학자의 대표적인 아포리즘을 모아서 필사하도록 구성했어요. 길지 않은 문장을 읽고 느끼고 정리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내 안을 휘젓던 갈등을 가지런히 풀어낼 수 있답니다.

 

이전부터 쓰고 있던 <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와 마찬가지로 180도로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 방식을 택했어요. 그래서 글을 쓰는 사이에 옆 페이지가 달려들어 펜을 치는 일이 없답니다. 필사 책을 쓸 때는 보통 꾹꾹 눌러서 책에 상처를 입히거나 서진으로 누르잖아요. 하지만 어느샌가 스르르 미끄러지면서 결국 툭 하고 닫혀버리죠.

 

하지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은 깔끔한 제본 방식이라 그럴 염려가 없답니다. 잉크가 잘 번지지 않는 미색의 용지라 항상 깨끗하게 글을 쓸 수 있었어요. 원본을 한 번 읽고 느끼고 적어나가는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한 필사책이에요. 책이 무겁지 않으니 펜 한 자루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필사하며 철학을 가슴에 담을 수 있죠.

 

며칠 동안 책과 함께 하면서 느낀 점은, 철학가의 사상을 매일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였어요. 매일 아침 그리고 저녁에 한 문장을 필사하면서 의미를 되새기는 동안 불편했던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생각을 돌이킬 수 있었어요. 어릴 적부터 쌓여있던 불편한 감정,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는 힘이 되고 있답니다.

 

단순히 왼편에 있는 글을 옮겨 쓰는 게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고 내 안에서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오래전 철학자들이 남긴 말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교훈을 주고 생각과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죠.

 

기본적으로 우울과 불안 약간의 강박과 공황 비슷한 것을 안고 있는 제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어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 외부에 있지 않고 내면에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매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을 필사하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이어가는 생활 그 자체도 제게 행복 한 스푼을 더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앞으로도 이런 철학적 사유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기에 꾸준히 필사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가슴에 아로새기기로 했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에 수록된 내용은 지나치게 무겁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만나볼 수 있어요. 낮은 문턱을 가볍게 넘어간 후에는 깊고도 묵직한 울림을 얻게 되기에 철학 하는 생활, 깊은 사유의 골짜기를 산책하고 싶다면 한 번 만나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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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네오픽션 ON시리즈 3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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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전할 말이 있어서 현몽하는 신비한 일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대개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나름대로 의미를 해석해 보고는 그리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죠. 그렇지만, <하품은 맛있다>의 두 주인공은 그러지 못했어요.

 

가정 형편이 아주 좋지 못해서 생활비와 학비 아니 생존비를 벌어야만 했던 주인공 이경이 있었어요. 이경은 특수청소를 하며 일당을 받고 무겁고 어두운 삶을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었죠. 마치 악몽 같은 현실을 살아가던 어느 날, 고독사 현장에서 수많은 스노볼을 발견하고, 소장님의 허락을 받아 하나를 챙겼어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아름다운 외모에 재력을 가진 연예인 지망생 다운이 되어 살아가는 꿈이었죠. 아름다운 엄마가 꼼꼼히 케어하며 럭셔리한 삶을 살지만 다운은 그게 싫어서 연예인이 되려고 해요.

 

다운은 엄마에게 키 작고 못생긴 특수청소부가 된 꿈을 꾸었다고 해요. , 다운의 꿈은 이경이었고 이경의 꿈은 다운이었던 거예요. 만일 스토리가 이렇게만 흘러갔다면 주인공은 이경/다운 중 하나의 삶을 택하는 식으로 결정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하품은 맛있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어요.

 

다운은 이경이 스노볼을 발견했던 현장에서 녹아내려 한참 퍼내야 했던 바로 그 죽은 자였어요. 이경은 꿈을 통해 다운의 과거를 보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다운도 눈치채기 시작했어요. 자기의 꿈은 이경이라는 대학생의 미래라는 사실을.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의 생각과 몸을 조금씩 지배하기 시작했죠. 다운은 엄마에게조차 자세히 설명할 수 없는 꿈을 노트에 기록했어요. 고독사 현장에서 발견된 바로 그 노트였죠. 다운이 이경의 시간을 꿈꾸고 기록하고 나면 현실의 노트에도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었어요.

 

이경은 부유한 미모의 대학생인 다운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낱낱이 목격하면서 사건에 말려들어요. 다행히 소장님은 이경의 이런 고민을 이해해 주었고, 경찰 출신답게 함께 사건을 풀어 나가려 해요. 하지만 이경 앞에는 더욱 절망적인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살인자의 쇼핑몰>을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라면, <하품은 맛있다> 역시 맛있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결이 상당히 다른 작품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흐름과 숨겨진 떡밥을 회수하는 실력이 좋아서 흥미롭거든요. 이경과 다운은 꿈이라는 하나의 매체를 통과하며 어떤 결론을 맺을지 내내 궁금해진답니다.

 

 

마무리가 깔끔하여 더욱 만족스러운 소설.

<하품은 맛있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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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
위혜정 지음 / 센시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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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호기롭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필사하다가 중도에 포기했었어요. 나름대로 일정하게 양을 정하고서 노트에 적었었는데, 하루 이틀 건너뛰다 보니 자연스레 손을 놓게 되더군요. 끝까지 해냈더라면 연말에 이웃님들께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올해도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책을 선정하는 거도 그렇고 작년에 썼던 동물농장을 다시 시작하는 거도 그렇더라고요. 너무 짧게 필사하면 남는 게 없을 거 같고 그렇다고 길게 따라 쓰는 건 또 부담스럽게만 느껴졌거든요.

 

그러던 차에 <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너무 길지 않은 문장을 수집하는 거라 이거라면 꼬박꼬박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반가웠죠. 29권의 명저, 69인의 명언 그리고 8개의 명화에서 발췌한 문장들이 담긴 책인데요, 분량이 길지도 않은 데다가 좋은 글귀들이 함께 하니까 좋더라고요.

 

이 책의 지은이는 고등학교 영어교사이자 브런치 작가인 위혜정이에요. 현직 고교 선생님이면서 창의인성수업디자인 연구회에서 연구 위원으로써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대요. 저는 <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로 처음 만났지만, 그 외에도 필사를 돕는 책을 내셨더라고요. 이 도서가 마음에 들어서 다른 책들은 어떨까 궁금해졌답니다.

 

하루에 한 구절씩 명문장을 배달하는 책이나 일력 같은 건 많지만, 나란히 필사할 수 있게 된 타입은 드문 거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관심을 갖지 않아서 몰랐던 건지도 몰라요. 어쨌든 영어 필사를 고민하던 제게 딱 맞는 타입의 책을 만나서 정말 기뻤어요. 무조건 글을 베껴 쓴다거나 영어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다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으니까요.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사계절로 나누어서 구성되었어요. 2월 중순부터 필사를 시작한 터라 어떤 섹션부터 따라가야 하나 살짝 고민했었지만, 첫 장인 봄부터 시작해서 기록하기로 했어요.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거나 삭풍이 몰아쳐도 입춘이 지났으니 봄이려니 하면서요.

 

 

매일 적어야 하는 글귀는 그다지 길지 않지만, 계절이 끝날 때는 길고 좋은 문장이 수록되었어요. 따라 적지는 않더라도 읽어보면 좋은 글이죠. 저는 투명 점착 메모지에 따라 쓰고 붙여 볼 생각이에요. 책을 리뷰하려고 대충 둘러보았는데도 한 번 읽고 버리기 아쉬운 글이 계절을 마무리하고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책에 직접 필사를 하거나 내용을 적는 걸 꺼려왔던 이유 중 하나는 제본 방식 때문이었어요. 아시다시피 책을 완전히 펼쳐야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휘어져서 영 불편한데다가 필기 중에 갑자기 파라락 하며 움직여 버리기도 하죠. 그런 일을 막으려면 억지로 활짝 펴서 꾹꾹 눌러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책등에 길게 줄이 가고 심한 경우에는 페이지가 떨어져 버리기도 해요.

 

하지만 <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는 사철 제본이라서 정말 편하게 펼쳐서 필사할 수 있어요. 근래에 출판된 영어 필사 도서에는 이런 제본 방식을 택한 곳이 없는 거 같아요. 책이 180도로 활짝 열리니 휘어져서 글을 쓰기 어색한 부분이 없답니다. 그러니 편하게 펼쳐서 글을 읽고 음미하며 적어 나갈 수 있는 거죠. 게다가 디자인도 예쁘게 나와서 일 년 내내 소중한 친구로 함께 해도 좋겠어요.

 

<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 봄의 첫 문장은 매튜 맥커너히 그림책에서 발췌한 글이었어요. 매일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야기가 참 좋더라고요. 저는 좀 예민한 편이라서 일을 하면서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그게 저 자신을 좀먹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뇌리에 맴돌아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매일을 새롭게 리셋하며 선물 같은 날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어요. 전날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또 신선한 아침을 맞는 거죠.

 

문장은 아주 짧아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상당히 깊죠. 영어로 주어진 문장을 조용히 소리 내어 읽고, 의미를 충분히 생각한 후 주어진 자리에 적어보았어요. 기억력이 짧아서 금세 휘발될지라도 제가 이런 글들을 만났었다는 사실만큼은 뇌와 마음 그 어딘가에 기록될 거 같아요.

 

그렇지 않더라도 글을 읽고 쓰는 그 순간만큼은 나에게 오롯이 집중해 정리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영어 문장이 수록된 페이지 하단에 아주 작게 던지는 작은 물음도 좋더라고요. 마음에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1Day Sentence. 매일 기록하며 용감하게 세상을 살아가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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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 소설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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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소설편>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제가 문학에 대한 소양이 깊지 않다는 사실부터 고백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흥미를 위주로 책을 고르고 읽어왔기에 난해하거나 문장 구조가 익숙하지 않은 글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이 도서를 바르게 읽고 느꼈는지 당당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이상 전집 1은 가람기획에서 출판한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이상(李箱)의 소설 작품들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독특한 문체와 철학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습니다. 초반의 사진들과 장석주 평론가의 '모독당한 최초의 모더니스트' 글을 통해서 이상이란 어떤 사람이며, 생애는 어떠한지 살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상은 스물일곱이라는 짧은 삶을 살았지만 그동안 발표한 소설과 시 등은 한국 문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평론가의 글 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복잡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배경만으로도 괴로움이 가득했을 삶에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혼란스러움을 안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인간적으로는 이상이라는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런 기행 속에서 뛰어난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의 작품들은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적인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실험적이라는 점은 책을 읽으며 충분히 느꼈지만, 아방가르드란 무엇인지 잘 모르는 터라 이런게 전위 예술이구나...하며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이 책은 그가 생전에 발표했던 소설과 습작 노트를 발췌하여 이상의 문학 그 자체를 옮기고자 한 거 같습니다. 그가 한국 문학에 남긴 유산을 정리하여 현대의 우리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힘들었던 점이라면, 스토리 전개 위주로 읽던 독서 습관 때문에 행간에 있는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한 번의 독서보다는 여러 번 읽으며 톺아보는게 맞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생각해본 바로는 <이상 전집 1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몇 가지 태도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첫째, 열린 마음으로 작품에 접근해야합니다.

저는 글을 읽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문체를 만나거나 띄어쓰기가 너무나도 이상한 글 덩어리를 보면 무척 힘듭니다. 그래서 이상의 소설을 읽는 거 자체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난해한 문체가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하니 어떻게든 읽어나갔습니다. 어쩌면 저처럼 - 국어 시간에 배울 때를 제외하고 - 처음 이상을 만난 독자라면 문장을 읽어 나가는 그 자체를 힘들어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아내는게 독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물론, 결과적으로는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결론을 얻었지만 말이죠.

 

둘째, 작품을 읽을 때에는 시대적 배경과 개인의 경험을 이해하는게 좋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문학 작품의 해설이 책의 뒤편에 위치하는 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서두에 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장석주의 해설을 먼저 읽은 덕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상은 일제 강점기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래서 이런 노력과 시도가 작품 속에 녹아들어있던게 아닌가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보는게 좋겠습니다.

문학 작품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분명하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오롯이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이상의 작품이라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소양이 부족하기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20대의 이상이 써내려간 소설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제 나이 60이 되어서야 가능하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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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 - 개를 키울 자격에 대하여
강형욱 지음 / 혜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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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의 반려인구가 급증하고 있어요. 2022년 기준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가구는 약 30%에 달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을 택한 분들이 많아졌다고 해요. 이런 변화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지만,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에요.

 

저는 어릴때부터 동물을 많이 좋아해왔기에 솔직히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하지만 늘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의 생명을 온전히 책임지고 돌볼 수 있을까하는 거였죠. 일단 시작하면 다 되게 되어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일생을 감당할 준비가 아직도 안되었기에 선뜻 만나지 못하는 거 같아요.

 

20여년 전에 강아지를 키운 적도 있었는데요,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나갔다가 그만 줄을 놓쳐버렸어요. 짱구는 뒤도 안돌아보고 논두렁 밭두렁을 뛰어가버렸는데요, 아무리 헤매고 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뛰어가는 하얀 강아지의 뒷모습이 너무 선해요. 제가 좋은 견주가 아니었기에 그대로 달아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가시지 않아요. 이 가슴에서 죄책감이 사라지기 전에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할 거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이 다 같지는 않은가봐요. 최근 반려인구가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동반하고 있거든요. 저처럼 강아지를 잃어버려서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러 유기하는 경우도 많다고해요. 오로지 자신만을 사랑해온 한 생명을 어떻게 함부로 버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요즘 산책을 나가보면 왜 조상님들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배설물이 여기 저기 방치되어 있어요. 약에 쓰려면 당장 뛰어 나가서 집어 올 수 있을 정도랄까요? 물론 대부분의 견주님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산책을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몇몇 사람들 때문에 많은 반려인들이 욕을 먹는다는 걸 그들은 알까요?

 

반려견 짖음이나 문제 행동으로 이웃이 불편해해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려면 그들이 사회의 질서를 지키도록 가르쳐줘야한다고 생각해요. 개는 원래 무리를 지어가며 살아왔고 일정한 규칙을 지켜야 편안해한다고 들었어요. 그러니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해요.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은 정서적인 유대감을 강화하고 사랑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충분히 생각한 후 결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갈등이나 환경 문제, 의료비 부담 그리고 마지막까지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보살피는게 옳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

강형욱의 에세이를 권하고 싶어요. 최근 반려인이 늘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야하는지 중심을 잡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진 거 같아요. 개훌륭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신에 대한 반성은 없이 이렇게 훌륭한 훈련사님을 만나면 우리 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여기기도 하죠. 하지만 금쪽이나 개훌륭이나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문제는 보호자에게 있어요.

 

자신이 키우는 개가 위험하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는 산책과 운동이 필요한데, 자신은 같이 운동할 힘도 그럴 여유도 없으니 너 혼자 놀다 오라면서 그냥 개를 풀어놓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습니다. -p.51

 

견종에 따라서 그리고 개별 개체에 따라서 특성이나 성격이라는 게 있는데, 인정하지 않으려 들기도 해요. 하루에 몇 번씩이나 산책을 시켜야하는 종을 입양하고서 작은 아파트에 가둬두고 하루 종일 출근하고, 퇴근 후에 엉망이 된 집을 보며 한숨 쉬고는 정리만 하고 잠들어요. 업무에 시달려서 피곤한 건 알지만, 그럴거면 애초에 입양해서는 안되었어요.

 

반려견은 하루 종일 보호자만 쳐다보고 보호자 생각만 합니다. 반려견은 당신의 발걸음만 따라다니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 또한 하루 종일 따라다닙니다. -p.231

 

자신의 허전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개를 입양하는 건 그다지 좋은 결정이 아니에요. 평생을 함께 하며 건강한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반려인, 반려견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입양하고, 키우면서는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해야해요.

 

현대에 이르러서는 여타의 동물과는 다르게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반려견들도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을 배우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공원의 벤치에 올라가서 노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면 이 규칙은 반려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겁니다.

 

앞으로 모든 반려견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배워야 합니다. 내가 키우는 동물이 가 될지 반려견이 될지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p.248

 

강형욱은 <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요. 어쩌면 반려인으로서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용도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에세이에 담긴 많은 스토리를 만나다보면, 혹시 나도 저런 부류에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될 거예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삶을 원하는 분이라면 <그럼에도 개를 키우려는 당신에게>를 꼭 읽어보셔요. 개를 키울 자격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테니까요.

 

반려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좋은 상상만 합니다. 막연히 반려견을 키우는 내내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있을 거라고, 사랑만 해주면 아무 문제 없이 잘 클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개를 키우면 자신 또한 행복해질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를 보호자라 생각한다면, 나 자신 보다는 내개 온 반려견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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