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의 노예들 바벨의 도서관 9
잭 런던 지음, 김훈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잭 런던의 책 두 권 - <야성이 부르는 소리>, <조선 사람 엿보기>를 읽었는데요. 오늘의 <미다스의 노예들>을 끝으로 당분간은 잭 런던의 책을 읽지 않을 겁니다. 독서가들 중에서는 한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어 그 작가의 작풍이나 성격에 대해 파악하고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그렇게 읽으면 어쩐지 비슷한 패턴이 느껴져 질려버리거든요. 한마디로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는 거죠. 그러니 잭 런던의 소설들은 매력적이지만 어느 정도 간격을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지겨워지면 곤란하잖아요.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제9권은 잭 런던의 <미다스의 노예들>입니다.

다섯 개의 단편이 들어 있었는데요. 각각의 단편들은 서로 다른 분위기였지만, 내면의 공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으악 무서워!라기보다는, 이것 참.... 하아... 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첫 번째 단편, '마푸히의 집'에선 우연히 진주를 획득한 마후히가 등장합니다. 그는 그 진주를 팔아서 가족 모두가 잘 살수 있는 집을 갖기를 원하지만, 거의 강탈당하다시피 장사꾼에게 넘기게 됩니다. 가족들의 타박을 받고 있던 그때, 허리케인이 갑자기 섬을 공격하고 모든 것은 산산이 부서져버립니다. 많은 사람이 죽고, 생존자들은 식수조차 구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진주고 뭐고 모든 게 다 부서지고 날아가 버렸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심지어 마푸히의 어머니 나우리는 바다로 휩쓸려 가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흡사 노인과 바다를 연상케 하는 근성을 보여줍니다. 허리케인이 불어올 때의 장면과나우리의 여정은 눈을 책에다가 붙잡아둡니다. 

참 대단합니다.


'삶의 법칙'은 뭔가 무척 어렵습니다. <불을 피우기 위하여>가 생각났습니다. 

'잃어버린 체면'은 무서우면서도 괴이합니다. 주인공은.... 대단합니다! 

'미다스의 노예들'은 소설에 등장하는 무정부 단체인데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잔혹한 짓을 합니다. 주인공의 지인인 부자에게 끝없는 협박을 하는데, 돈을 내놓지 않으면 사람을 죽이겠다며 그와 관계없는 사람, 나아가서는 관계있는 사람을 죽입니다. 점점 다가오는 공포와 압박. 냉혹합니다. 

'그림자와 섬광'에는 어릴 때부터 심각한 라이벌이던 두 친구 폴과 로이드가 등장, 서로 다른 방식으로 투명인간이 되려는 연구를 합니다. 그 둘은 모두 투명인간이 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그 끝은..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들은 모두 재미있었는데요. 저는 그 중 '마푸히의 집'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체면'은 앞으로 어찌 될지 알기 때문에 점점 더 두려움에 빠지게 되는 매력이 있던 소설이었어요. 어, 그리고... 앗, 이러다가 모든 단편을 추천하고 말겠어요. 그러니 여기서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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