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피라미드 바벨의 도서관 21
아서 매켄 지음, 이한음 옮김, 이승수 해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바벨의 도서관은 깊고 심오한 문학의 세계와 제가 좋아할 만한 흥미로운 고전이 어우러진, 보르헤스의 추천 도서입니다.

바벨탑은 성서에서 혼돈의 시발점이 됩니다. 하늘에 올라가 신과 같이 되고자 했던 인간들이 힘을 모아 쌓던 탑. 하나님은 이에 노해서 인간들의 언어를 뒤죽박죽 섞어버리죠. 그 후 우리는 언어영역의 지옥에서 헤매게 되었으니... 외국어를 공부하는 건 신에게 반항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등학생 때의 고민을 뒤로하고 우리는 혼돈과 환상이 존재하는 바벨의 도서관으로 들어갑니다.


보르헤스의 엄선된 추천작들이 모여있는 '바벨의 도서관'으로 들어가 21번째 책을 펴들면, 아서 매켄의 <불타는 피라미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절대 두껍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 책 안에는 세 편의 단편소설이 들어 있습니다. 아서 매켄은 호러 판타지 장르의 선구자라고 하는데요. 각각의 소설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포의 '어셔가의 몰락'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보다는 더 찐득거리고 검고 악취나는 - 지옥에서 부글거리며 끓고 있는 코울타르를 연상케 했습니다. 어두움에 살짝 담가보았던 검지가 검게 물들기 시작해, 손이, 팔이, 그리고 온몸이 새카매져 탄화되듯 바스러질 때까지 자신을 멈추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흥미로웠던 그의 소설에 그의 다른 작품 <변신하는 세 명의 사기꾼>도 읽고 싶어졌습니다.

찾을 수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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