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6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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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 파랑 채집가에 이은 세 번째 <메신저>입니다.

지난번 파랑 채집가를 리뷰할 때 기억 전달자 (조너스)가 도착한 마을의 몇 세대 후가 파랑 채집가 키라의 마을일 것이라고 추측했었지만, 틀렸습니다.

기억 전달자인 조너스는 파랑 채집가 키라의 아버지와 꼬마친구 맷티가 살고 있는 마을의 지도자가 되어있었던 것이었지요. 그 마을은 지나친 통제를 하던 기억 전달자의 마을과 지나치게 자유로워 방종에 가깝던 파랑채집가의 마을의 중간 형태로 적절한 통제와 화합을 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전의 두 편이 SF 적, 디스토피아적 성격을 띠고 있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메신저>는 판타지 쪽에 가깝습니다. 영화 아바타 같은 것을 연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바타에서 과학자들이 시도하던 것은 사이언스였지만 결국 생명수의 신비로움을 이길 수 없는 판타스틱 한 결말을 낸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아바타에서 숲은 생명을 주는 (지구에도 세계수의 개념이 존재합니다만) 매체이지만, 메신저에서는 점점 죽어가며 사악함을 띄고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를 공격합니다. 자신들의 영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찌르고 독을 뿜기 시작하지요.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맷티의 마을미 변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파랑 채집가에서 키라의 꼬마 친구이자 집에서 얻어맞으며 놀라운 절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늪 소년 맷티는 쾌활하고 명랑한 소년으로 자랐습니다. 맹인 아저씨와 함께 마을에서 살고 있었는데요. 맹인 아저씨의 또 다른 이름은 '보는 자'입니다. 그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라의 아버지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맷티의 아버지나 다름없습니다. 누가 봐도 부자지간 같지요. 맷티는 어쩐지 숲과 동물들과 친했는데, 그것은 마을 간의 소통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할 때 유리했습니다. 숲이 길을 열어주고 동물들이 그를 사랑했으니까요. 평화로운 마을이라 여겨졌던 그들의 마을은 언젠가부터 이상한 거래를 하기 시작하더니 점점 이기적이 되며 거칠어집니다. 다정하고 온화했던 그들의 모습은 거래 이후에 사라지기 시작했지요. 자신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마음의 일부 같은 것을 내어주고 원하는 것을 취했습니다. 그게 게임기 일 수도 있고, 타인의 사랑일 수도 있었지만, 분명한 건 그들의 선했던 마음, 화합하고자 했던 마음이 좀먹어 들어갔다는 것이지요. 그들의 마을은 다른 마을에서 쫓겨나거나 도망쳐 나온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서 형성된 것임에도 이제는 이기심이 넘쳐, 더 이상 다른 마을에서 온 사람들을 받아주지 않기로 결정하고 마을에 벽을 둘러 폐쇄하기로 합니다.

마을 폐쇄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길을 떠난 맷티는 키라를 데리고 이 마을로 돌아 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숲은 더 이상 맷티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 소설은 너무 어렵습니다. 갖가지 은유가 넘쳐나는데, 간단히 스토리 전개만으로 그러려니 하기엔 무척 깊은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왜. 이렇게 결말을 지은 걸까요? 슬프잖아요.

숲은 치유자 덕분에 다시 아름다워지고, 숲으로 인해 상처 입은 이들은 치유받았으며, 이기적이었던 마을 사람들이 상실했던 부분들이 그대로 본인에게 돌아와 제자리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햇살로 인해 반짝이는 연둣빛 나뭇잎 아래서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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