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지음, 양병찬 옮김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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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노예해방을 시킨 훤칠한 키의 위대한 미국 대통령. 이것이 링컨에 대한 저의 이미지였습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누구나 다 아는 게티스버그 연설문의 일부.. 뭐 그정도였지요. 하지만, 어릴때부터 그냥 막연히 좋은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 개봉한 <링컨 :뱀파이어헌터>의 예고편이 눈을 확 끌더군요.

아니, 저런 설정이라니!! 멋져. 그 영화 꼭 볼꺼야.. 라고 생각했었지만, 기억의 소멸로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 원작 소설을 발견했지요. 이건. 읽어야해.

이 책은 작가가 얼마나 구성을 잘 했는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사실인지 구분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읽다보면 모든 게 다 사실 같다고 여겨져요. 액티브한 위인전 같은 느낌이랄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링컨의 일기를 증거로, 사진과 그림까지 첨부해두었으니 점점 판단은 미궁속으로 빠져들지요.

역자는 이 책의 장르를 역사 판타지로 구분해주었습니다. 저 같은 책 길치를 위해서 친절히 이정표를 세워주었는데요. 독자의 성향에 따라 두가지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 역사적 의미를 의식하지 않고 줄거리에만 집중.

둘째, 소설내 사건들의 역사적 의미를 음미하며 읽기.

저의 경우 첫째를 선택했지요. 역사치이므로 둘째 방법은 불가하거든요.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명은 99.9%가 실제라고 하니 더욱 힘들어요. 그러니 처음부터 끝까지 허구라고 생각하고 -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만 - 읽어야했습니다.  

 
뱀파이어에게 어머니를 잃은 어린 소년 에이브는 뱀파이어를 모두 없애기로 결심하고, 어머니를 죽게 만든 뱀파이어를 처치하지요. 빚때문이라고 하지만, 뱀파이어에게 종조부모님과 어머니를 내어준 아버지를 이해할 수도 용서 할 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새어머니에게는 마음을 열지요. 유아 연쇄 납치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뱀파이어의 소행이라고 확신한 링컨은 뱀파이어를 만나지만, 오히려 죽을 뻔 하고 또 다른 뱀파이어인 헨리에 의해 구출됩니다. 헨리는 에이브를 정성껏 돌보아주고 뱀파이어 사냥꾼으로서의 훈련을 시켜줍니다. 뱀파이어라고 다 같은 뱀파이어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반드시 없애야만 하는 뱀파이어의 소재를 에이브에게 알려줍니다. 그리하여 소년 에이브는 뱀파이어 사냥꾼을 겸업합니다. 당시 사회 배경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노예제도 였지요. 아프리카에서 잡아온 흑인들을 가축들 처럼 경매하고 고되게 부려먹으며 혹사시키는 그 중에는 뱀파이어의 짓도 있었습니다. 직접은 아니고, 백인들에게 돈을 주고 노예를 골라 취향대로 쩝쩝 잡수시는것이지요. 이런 소행은 뱀파이어 헨리에게도, 에이브라함 링컨에게도 불쾌한 행동이었습니다. 백인들은 노예를 부려야, 뱀파이어에게 공급하고, 돈을 손에 쥘 수 있었기에 자신들의 넓은 농장을 위해서, 그리고 돈을 위해서 반드시 노예는 필요했던 것이지요. 링컨은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노예해방을 시켜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짧게 이야기하지만, 그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뱀파이어에게 쫓기는 흑인들도 보았고, 흡혈당하는 광경도 목격했기에 자신의 이기로만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책을 읽으면서 링컨의 많은 갈등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내적인, 외적인 갈등들이 그를 뱀파이어 헌터가 되게 했다가, 그 일을 뿌리치게했다가... 얼마나 심한 스트레스가 되었는지, 링컨은 꿈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의 모든 갈등을 이해하기에는 제 정신이 못따라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역사 판타지로만 읽기엔 아쉬운 그 무언가가 있었거든요.

책은 참 재미있습니다. 아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짜야~?!!! 하고 계속 고민할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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