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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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마시는 시간에 뻬쩨르부르그에서 조선까지 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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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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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들께서 리뷰를 쓰신 이 작품에 대하여 특별히 덧붙일 것은 없고, 법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세 가지 오류만 지적하고자 한다.

 

1. 문제가 된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강간등)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장애인에대한준강간등)죄는 모두 법원조직법에 합의부에서 관할하도록 정해져 있는 사건이므로 단독 판사가 재판하는 상황은 벌어질 수 없다.

 

2. '증인심문'이 아니라 '증인신문'이 정확한 용어이다. 질문자(판사, 검사, 변호인)가 어떤 사항에 대하여 따져 물을 때에는 '신문'이라는 용어가, 질문자(주로 판사)가 어떤 사항에 대하여 따져 묻기보다는 답변자에게 말할 기회를 주는 것에 주안점이 있는 때에는 '심문'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3. 법정에서 재판장이 항의를 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법정소란죄로 입건'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우리 형법에 법정소란죄라는 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하여 판단을 할 뿐인 판사가 어떠한 범죄로 시민을 '입건'을 한다는 것 자체도 성립할 수 없는 얘기다. 입건의 주체는 수사기관이지 사법부가 아니다. 다만 재판부는 법원조직법 제61조에 따라 20일의 범위 내에서 감치 재판을 할 수 있을 뿐인데, 신체가 구속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형사처벌과 실제의 효과가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감치 재판은 전과로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사처벌과는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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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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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느리고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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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법률가에게 Art of Mentoring 3
앨런 M 더쇼비츠 지음, 심현근 옮김, 정종섭 감수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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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고위 법관을 선출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최근의 주장이 과연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인가, 라는 의문이 생겨난다. 특히 아래의 두 부분을 소개하고 싶다.

 

놀랍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판사 또한 승리에 집착한다. 그들은 동료에게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고 싶어한다. 판사들도 승진을 바란다. 연방최고법원장을 제외한 모든 판사들은 자신이 속한 재판 기관에서 지금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어한다. 비록 승진이 좌절되더라도 자신이 내린 판결을 로스쿨에서 연구하고, 언론이 우호적으로 소개하고, 동료들이 칭찬하는 것을 듣고 싶어한다. 이런 것 역시 추상적인 정의보다 개인의 선호를 앞세우는 것이므로 승리에 대한 갈망에 불과하다.

미국에서는 특히 이런 현상이 심한데, 그 이유는 판사와 검사가 정치적인 직위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판검사는 선거로 선출되거나 정치인에 의해 임명된다. 서구 사회에서 미국만큼 사법시스템이 정치색으로 채색된 나라는 없다. 그 결과 미국에는 진정한 정의를 구현하는 사법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적 고려에 의해 사건을 결론짓는 정부 부서가 하나 더 있을 뿐이다.

 

형사재판에서 판사가 공정한 마음가짐으로 재판에 임하리라고 믿지 않는 편이 낫다. 아마 앞으로 공정한 판사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모든 형사사건에서는 승진이라는 거대한 저울추가 정의라는 저울의 한쪽에 놓여 있다. 특히 거물급 인사가 연루된 사건의 추는 더욱 무겁다. 판사가 젊은 세대일 수록 이 현상은 더욱 심하다. 나는 젊은 판사보다 80세가량의 보수적인 판사 앞에서 변론하는 게 더 좋다. 야망이 더 적은 노판사는 내 법적 주장을 공정한 관점에서 판단해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형사사건이 좀 더 심하지만, 다른 종류의 사건이라고 판사에게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판사직은 당이나 정치인의 후원으로 차지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판사는 정치적 동물이 될 수밖에 없다. "주법원 판사란 주지사와 친한 법률가를 말하고, 연방법원 판사란 상원의원과 친한 법률가를 말한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판사 중에는 인종, 종교, 성, 정치 이데올로기 때문에 임명되거나 때로는 진짜 명석해서 임명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언제나 옳은 말은 아니다.

 나는 '사법권력에 대한 철학'을 고려하여 임명된 판사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대외적인 임명의 이유는 항상 사법권력에 대한 철학 때문이라고 발표된다. 대부분 주지사, 상원의원, 대통령, 선거권자는 정치 철학과 사법권력에 대한 철학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다. 사법권력에 대한 철학이란 사법소극주의, 연방주의, 판례에 대한 태도, 법해석 방법과 같은 심오한 주제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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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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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으로 위키리크스에 의해서 노출된 비밀들에 대해 접하긴 했지만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고 있었는데, 로쟈 님 서재에서 위키리크스에서 공개한 정보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관련이 있는 내용들을 엮어서 낸 책이 나왔다는 따끈따끈한 정보를 입수하고 바로 구매했다. 현재 울산 KBS에 근무하고 있는 저자의 탐사보도 전문기자로서의 약력과 울산까지 내려가게 된 경위도 책과는 별개로 꽤나 흥미로운데, 궁금하다면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874에 가 보시길.

 

위키리크스에 대해서 마냥 찬사를 보내야 할지, 줄리안 어산지라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지만, 정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나 도저히 알 길이 없는 평범한 국민들이 위키리크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대미관계와 자원외교, 한미 FTA에 관한 장은 누구에게라도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특히 대미관계와 관련해서는 주한 미대사관에서 직접 작성한 전문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새로운 한미동맹'(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견고해진 한미동맹을 말한다)이 도출해 낼 일곱가지 미국의 이익에 관한 보고서의 내용이 흥미롭다.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아시아 본토의 유일한 미군 부대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 북한의 군사적 야망에 대한 억지력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 주한미군을 두면 한국 정부에 대한 파병 요청이 좀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것, 한미 FTA 등으로 상호 무역관계가 증진될 것이라는 것, 환아시아 경제그룹을 구축하고자 하는 중국의 요청에 거부 의사를 보이는 한국 인사들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거라는 것(대체 이건 왜 미국의 이익이란 건지 모르겠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를 고취시킬 수 있다는 것, 이렇게 여섯 가지가 있고, 나머지 한가지는 너무 노골적이어서 좀 충격적이기도 하므로 원문을 그대로 옮겨 보자면, "한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미국산 무기 고객이다. 무기체계 상호운용성은 우리가 한국 정부에 미국산 무기 시스템을 사도록 설득하는 데서 핵심적인 판매 포인트이다. 동맹의 지속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기 시장에서 한국군이 계속 우리의 최고 고객이 되는 것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라는 것이다. '우방'이라는 낭만적이고 우호적인 말 뒤에서 미국은 이렇게도 철저히 실리 위주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각종 협상을 하면서 보이는 '이중적 태도'에 관한 기술 부분도 대단히 흥미롭다(기보다는 씁쓸하다). 주한 미 대사관에서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 중에 또 이런 게 있다. "미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인식되면 그 부정적인 정치적 후폭풍의 잠재력은 막대하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아프간을 위해 미국 정부가 한국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고 주장할 때는, 그들의 의도가 미국 정부의 요구를 무시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언론에서 그 이슈가 논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고는 싶지만, 국민들에게 지나치게 친미적이라고 비판당할 거 같으니 대외적으로는 좀 덜 친한 척 해도 양해해 달라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명박팀은 한국의 4월 9일 총선 전에 자신들이 쇠고기 문제로 미국과 협상하는 장면을 노출시키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쇠고기 문제의 정치성은 농민 유권자에게 너무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의 통상팀은 우리의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합의를 도출해서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발표될 수 있도록 무대 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부분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약소국민으로서의 서러움도 좀 느껴지고, 미국의 힘에 어느 정도 기대는 게 필요하다고 인정하더라도, 우리의 실리를 조금이나마 챙길 수 있거나 덜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방법을 모색해 보지 않고 그냥 요구하는대로 다 내주기만 하는 건 아니었는지 아쉬움이 많이 생긴다(예컨대 대만이 쇠고기 개방을 한 뒤에 우리나라처럼 반대 시위가 거세지니까 국회에서 그냥 위험부위 수입을 금지하는 법률을 일방적으로 제정해 버려서 쇠고기 협정을 뒤엎어버렸고, 그래서 미국은 혹시 우리나라에서 대만을 무기로 삼아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을까 엄청 걱정을 했는데 한국 언론은 대만 상황에 아무도 관심을 안 기울이고, 한국 정부는 오히려 미국한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는 그런 경우 말이다). 지금이라도 이런 정보들에 대하여 알 수 있게 해 준 줄리안 어산지와, 하나하나 흩어진 자료였다면 읽을 수 없었을 자료들을 엮어서 훌륭한 책으로 만들어 준 김용진 기자님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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