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의 특별한 도전! - 건강 편 초등학교 생활 교과서 14
유지은 지음, 김미현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생들의 생활 동화, 좋은책 어린이 문고에 이어 이번에는 아예 시리즈명부터 '초등학교 생활 교과서'를 표방하고 있는 새로운 책을 만나 보았다. 기존의 좋은책 어린이 문고와 판형도 비슷하고 그림톤이나 글의 분량도 거의 흡사하여 처음에는 굳이 구분이 가지는 않았었다. 책을 찬찬히 살펴보니 동화로 이뤄진 문고보다는 내용 속에 정보를 좀더 구체적으로 나타내주고 있고, 아기자기한 장치도 곳곳에 숨겨두긴 했다. 예를 들자면 속 표지에는 '교과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성명 표기란이 있듯이.

'건강'편으로 이뤄진 이 책은 통통하여 '곰돌이'처럼 보이는 주인공 동준이가 줄넘기를 하게 되는 과정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동준이가 학교 수업 시간에 줄넘기를 하게 되므로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 생활이 우선 등장하는데, 아이들의 실제 생활을 말해주고 있어 흥미로왔다.

 

곧 2학년에 올라가는 주인공 동준이의 입을 빌어 말하는 이야기.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영어 학원도 가야 되지, 수학 학습지도 해야 되지... 거기에 그림 속의 '오늘의 숙제'는 또 어떠한다. 곱셈구구 2단 외워 오기/받아쓰기 연습해 오기/친구 소개하는 글 써 오기 등등등... 아이들의 바쁜 하루 일과와 과제가 그려져 있다. 숙제를 바라보는 아이의 표정이 생생하다. 책 속의 삽화 또한 아이들 일과를 나타내는데, 집을 나선 아이는 미술, 피아노, 수학 학원에 태권도, 영어 학원으로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 글 그림 작가들이 요즘 아이들의 모습은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학교를 좋아한다. 동준이도 학교에 좋은 것이 많다고 하면서, 수업 시간도 재미있고 학교 선생님도 예쁘다고 했다. 책 속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인기 있을만도 하다. 건강을 위한 '줄넘기'를 시키기 전에 아이들로 하여금 세 글자 맞추기 게임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밥먹기/비타민/자전거 등으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답을 너도 나도 발표 하는데, 이런 과정을 통하며 정답인 줄넘기 외에도 건강을 위해 좋은 행동들에 대해 살펴 보고 알아보는 좋은 기회도 함께 가지게 되는 셈. 아이들의 흥미를 유지하면서 학습을 시키고 있는 책 속 선생님께 교육의 팁을 살펴보게 된 기분도 든다.

줄넘기를 통해 아이들이 배우게 되는 것도 많았다. 처음에는 단 한 개의 줄넘기도 넘지 못했던 동준이의 모습. 당연히 아이는 부끄럽고 창피해 하기도 하고 피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잘 하는 아이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못 하는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건 더 어렵다. 책 속 선생님은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보다듬어주며 '튼튼상'이라는 동기 부여의 팁을 사용한다. 물론 잘 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자세한 설명과 시범은 기본이었다. 책을 보고 있는 동안 내게도 직접 설명해주셔서 그대로 일어나서 따라하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선생님의 설명은 구체적이고 친절했다.

 

줄넘기를 잘 할 수 있는 요령보다도 더 중요한 건, 줄넘기를 잘 하기까지 들여야 하는 노력이었다. 할아버지의 말씀을 빌려 전달하자면, "노는 것도, 공부도, 먹는 것도, 내가 하고 싶은 그 무엇도, 아프면 제대로 할 수가 없거든. 건강도 노력해야 지킬 수 있다는 걸 명심하거라." 줄넘기를 잘 하는 기본은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고, 그 마음을 이루기 위해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제일이란 걸 아이는 할아버지로부터 배우게 된다.

 

그래서 결국 동준이의 노력을 빛을 내게 되어 처음에 하나도 못하던 아이가 7개를 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친구들의 경우에도 노력한 만큼 성과를 보여 처음 기록보다 각자 더 많이 뛰게 되었다. 현재의 줄넘기 기록으로의 비교가 의미 없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도 이전 기록과의 상승분만큼이 더 주목되고 있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와 경쟁에서의 우위가 중요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극복과 성취도가 더 의미있다는 것을 극 중의 선생님으로부터 다시 느껴보게 된다.

초등학교 생활 교과서 '건강편'에 걸맞도록 책 속의 깨알 정보도 등장한다. 건강 생활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인스턴트 음식 줄이기/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이 4가지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이 4가지 습관은 초등학교 생활이라기보다는 전연령 인생사가 걸린 부분이라고 하겠다. 

아이 책을 읽으며 아이는 줄넘기에 대한 의욕을 갖고 제대로 줄넘기에 도전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비추는데 부모는 줄넘기는 커녕, 책 속에서 소개한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만으로도 참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집으로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넘치는 과제에 힘겨워하는데 부모는 책 속의 건강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도 어려운 과제처럼 느껴지는구나. 아이들과 동감의 차원으로라도 건강 유지 (또는 개선)을 위해 보다 잘 살펴봐야 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