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가 모르는 낙원 - 무루의 이로운 그림책 읽기
박서영(무루) 지음 / 오후의소묘 / 2025년 5월
평점 :
그림책에 대한 에세이는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그림책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그림책에서 발견하는 우리가 잊고있던 동심,
아름다움, 어린이였을 때 간직했던 순수함,
글보다 그림이 많은 책을 읽으며 느끼는 자유로움과 긍정적 희망.
현실과 다른 '옳고 바른' 끝맺음과 위안....
이런 것들을 읽으며 우리는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그림책의 즐거움을 발견'한다.
하지만 무루의 그림책 에세이는 다르다.
이 책에 소개된 그림책들은 사실 익숙하지 않은 책들이다.
이렇게 어둡고 심각한 그림책이 있다고?
외면하고 싶은 기억과 현실을 짚어내는 그림책이라고?
그림으로 구현된 어두움의 세계는 때로는 글자보다 힘이 세다.
얼굴을 찡그리며 읽어내다 보면, 우리는 낙원이 완벽한 현실속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히려 어두운 것, 완벽하지 않은 것, 외면하고 싶은 것들 속에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깊게 고민하고 외로워하다가 낯선 곳에서 따뜻한 타인을 만났을 때 우리 역시 세상을 향해 다가갈 수 있다.
사실 어른이 되어 마주친 현실의 아름다움은 그런 것이었다.
완벽하지 못한 것들에서, 절망 속에서, 외로움 속에서 뜻밖에 만난 것들
이것도 저것도 싫었던 냉소적인 나에게 말을 건네주었던 타인과
그런 호의를 바탕으로 작게 용기를 내봤을 때 얻게되는 나의 성장
작가는 그것을 '우리가 모르는 낙원'이라 이야기한 것이 아닐까.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책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