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이 죽은 후 후회한 21가지 - 소중한 사람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법
오츠 슈이치 지음, 정연주 옮김 / 경향미디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살아있는 동안 못지 않게 죽음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16년 소비트렌드 전망’(미래의 창)에서 ‘웰 다잉’에 주목했지요. 2016의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자기결정력이 높아진 ‘미래형 자급자족’을 꼽으면서 그는 “웰빙(Well-being)에서 웰에이징(Well-aging)으로 현대인의 관심이 특화되면서 함께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웰다잉(Well-dying)”이라고 했어요.

 

 

 

 

 누구나, 언젠가는 겪게 될 죽음에 대해서 미리 준비한다면 후회도 미련도 그만큼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자신 못지않게 소중한 사람들이 내 곁에서 떠나기 전의 그 길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는 설명해주었지요.

 

 

 

 

 

 

 

 

 

 

 

 

 

 인상깊었던 내용은 ‘청각이 가장 마지막에 멈춘다’ 는 말이었습니다. 전혀 반응이 없던 상태였는데도 환자는 소리를 듣고 기억하고 있었어요. 한번 호흡 정지를 겪을 정도로 악조건인 상태에서도 귀는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환자 옆에서 대화할 때는 주의해야하며, 들려주고 싶은 말, 다정한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환자가 먹지 못하는 것은 환자 탓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임종기에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한데요. 먹을 수 없으면 기운이 없고 결국 아사로 죽음에 이른다는 생각이지요. 표면상으로는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니 말라가고, 죽음의 형태가 아사와 닮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특히 암환자의 경우 ‘암 악액질’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음식섭취와 상관없이 영양이 공급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여명이 짧은 월 단위 이하가 되어 야위어갈 때는, 음식을 먹지 못해 생긴 문제보다 대사 이상으로 생긴 문제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죽음이 가까워진 소중한 사람과 작별을 준비하고, 간호하며, 후회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습니다. 귓가에 대고 따뜻한 말을 건네며, 나를 못 알아보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꼭 껴안고 손잡아주며, 섬망 증상을 무서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 날은 그 사람 곁에 꼭 있고 싶습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울컥해지기도 하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최근 웰다잉법(Well-Dying,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웰다잉법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인정하는 법안이지요. 환자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거나 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셈입니다. 그렇다고 자살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병이 더 이상 나아질 가망이 없거나, 노환과 같은 자연적인 임종이 명백할 경우 연명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죽음을 앞둔 환자와 가족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겠지요.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오늘도 전 ‘있을 때 잘하자’는 평범하지만 잊어버리기 쉬운 진리를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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