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의 방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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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철들 필요 없어!



나는 어른스러운 아이가 싫다.
어른스러운 아이를 신사숙녀라는 말로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고,
배려와 이해심이 깊다며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단어는 아이들에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어른스러운 아이를 만나게 되면 저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고 답답할까라는 생각을 한다나 역시 어른스러운 아이었으니까.
 


나는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으며 미르바우소희 모두에게 애정을 담아 응원했지만 눈길이 머물고 마음이 가던 아이는 소희였다일기장에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털어놓던 소희가 그저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다가끔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도 좋으련만 소희는 그러지 못했다물론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들이 많았지만 최소한 친구들에게만큼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으면 했다하지만 소희는 결국 그러지 못한 채 작은집으로 떠나고 말았다.
소희는 작은집에서는 작은엄마와 사촌 동생들 눈치를 보느라친엄마와 함께 산 후에는 오래 떨어져 산 엄마와 새아빠동생들의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마음 속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쏟아내지만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지 못한다키워주신 할머니의 죽음작은집에서의 생활갑자기 만난 엄마와 새아빠 그리고 새로운 학교와 친구들. 15살의 소희는 이것만으로 충분히 힘들고 벅찰텐데 자신의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는다달밭마을 친구인 바우와 미르새로 사귄 친구 채경에게까지도.
소희는 자신의 감정은 표현하지 못한 채 상대방의 행동과 말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또 상처받는다자신이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생각하는 것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궁금한 것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한다. 15살 소희의 모습에서 15살의 내가 보였다소희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너무나 잘 알 수 있어 마음이 더 아팠다.
엄마에게 직접 물어본거야솔직하게 물어봐.”
그런 식의 방황이 아니라 차라리 대놓고 대들어.”
몰래 눈을 흘기거나 문을 쾅쾅 닫지 말고차라리 소리를 질러버려.”
하지만 나도 엄마에게 직접 물어보지 못했다나도 대들고 소리지르지 못한 채 옷을 이상하게 입거나 머리를 이상하게 자르는 행동으로 엄마를 괴롭혔다그러나 내가 하지 못했던 것을 소희는 했다엄마에게 소리지르며 물어봤고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털어놓았다.
 


달밭마을에서 소희는 자신의 일기장에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 그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작은집으로 온 소희는 동생들과 함께 사는 방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엄마에게로 온 소희는 넓고 좋은 방에 있었지만 그 방의 진짜 주인이 되지 못한 채 방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소희는 미르가 선물해 준 일기장의 속지를 채워넣으며 그 속지 안에 힘들고 괴로운 마음 뿐만 아니라 행복한 일도 기록하겠다고 다짐했다이제 소희는 자신의 일기장방 속에 숨지 않고 자신의 마음의 진짜 주인이 되어 일기장을 채워나갈 것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 소희에게 응원을 보내며 마음 한구석이 저려왔는데 이제는 개운한 마음으로 소희에게 응원을 보내줄 수 있다.
 

순간 소희는 자기 혼자 서늘한 그늘 속에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과제한다고 거짓말하고 나온 자신과 비교됐다. 어둠 속에서 환하고 따뜻한 불이 새어 나오는 남의 집 창문을 바라보는 듯 한 느낌이 선명했다.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기분겉도는 기분좋은 옷과 좋은 집에서 살지만 마음은 가난한 기분이었을 소희의 마음이 느껴져 내 마음도 아팠다.
 

너는 내 족쇄였어.

자식에게 족쇄라는 말을 한 소희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 역시 엄마이기에 소희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의 불행이나 고통을 외면하라는 게 아니라 그걸 네 것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말이야. 엄마는 엄마고 너는 너야. 우리는 모두 각자 인생을 사는거야.


당연히 부모와 자식가족으로 묶이면 서로의 불행과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하지만 그걸 내 것으로 만들어 나를 가두고 괴롭히지 말자서로의 불행과 고통을 함께 느끼며 슬퍼하고 다독이고 도와주되 나의 마음을 꼭 지켜야 한다참 어려운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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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해마 그림 / 밤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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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금이 작가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님은 늘 책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시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가님 책은 읽다 중간중간 슬프고 힘들어도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울컥울컥하다 결국 눈물이 펑펑 쏟아져 책장 덮기를 여러 번 하고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언제나 해피엔딩’ 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책 속의 아이들의 마음이 내 마음에 너무 깊이 와 닿아 가슴이 저리다 못해 뻐근하게 아프고 눈물이 줄줄 흘러 책을 읽기가 무척 힘들었다.

나는 겨우겨우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을 읽다가

나는 10년 가까이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마음과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았어요. 미르, 소희, 바우, 미르 엄마, 소희 할머니, 바우 아빠, 동네 사람들, 학교 아이들, 세 아이가 키우는 강아지들까지 내 곁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알게 된 뒤에야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지요.

-작가의 말 중-

이 부분을 읽으며 그렇구나. 이렇게 오랜 시간 인물을 비롯한 인물들이 키우는 강아지까지 찬찬히 들여다보셨기에 이들의 마음이 이렇게 나에게 깊이 와 닿았구나. 싶어 역시 작가님이시구나. 라고 생각했다.

결혼 전 나는 아이들 독서 지도를 했었다. 그때 내가 수업도서를 고르는 기준은

내용과 어휘, 글의 양이 학년에 맞는가, 지금 학교 수업 과정과 어느정도 연계되는가, 다양한 발문과 글쓰기가 가능한가 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년 아이들에게 가족의 의미, 새엄마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작가님의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을 선택했는데 책을 읽다가 훌쩍훌쩍 울다 마음이 크게 일렁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이금이 작가님 책은 믿고 보는 책이 되었는데 이번에 읽은 ‘너도 하늘말나리야’도 역시! 라는 말이 나왔다. 물론 중간중간 너무 많이 울어서 읽기 힘들었지만.

나는 책을 읽으며

책 속의 아이들을 통해 어린시절의 나를 만나고,

부모들을 통해 지금의 나를 만나고,

소희 할머니를 통해 나의 부모를 만나며 참 많이도 울었다.

그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자신이 아픈데도 상대를 생각하고 위로하는 그 마음이 기특하고 아름다워서 더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서로 상처주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며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며 단단해지는 인물들의 모습이 내 마음에 위안을 주기도 했다. 나는 줄줄 흘러내렸던 눈물을 닦고 미르, 바우, 소희가 헤어지는 장면 속으로 들어가본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걸어가 아이들의 손을 꼭 잡으며 씩 웃어본다.

“인생에는 오르막길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어. 비 오는 날도 눈보라 치는 날도 있을테고.(p97)

너희들의 인생도 그럴거야. 하지만 너희들은 서로 도와 그 날들을 잘 보낼거야. 그 시간들이 쌓여 너희들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거야. 나도 너희들을 계속 응원할게. 정말 너희들은 모두 하늘말나리야.”

책 속 기억에 남는 문장

세상엔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으며 그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에선 한국인 부모와 자식으로 이루어진 가족만 정상 가정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p79

힘들어도 꺾이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것 같아 멋있어 보인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p97

돈으로 갚을 빚, 마음으로 갚을 빚이 따로 있는 법이여. 돈으로 갚어야 할 빚을 마음으로 눙쳐도 안 되는 법이고, 마음으로 갚어야 하는 빚을 돈으로다 해결해서도 안 되지.

너도 하늘말나리야 p113

용서할 수 없는 건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p131

심장이 아플 만큼 엄마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늙어가는 엄마 모습이 너무 보고 싶어요.

너도 하늘말나리야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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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 현상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오승민 그림 / 밤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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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이금이 작가님 책을 읽으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야.’라는 희망을 느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만나거나 외롭거나 지쳐있지만 항상 책 끝에서 그들의 희망과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금이 작가님 책을 읽으며 엔딩에 대한 걱정과 긴장을 하지 않는다. 이금이 작가님 책은 믿고 읽어도 된다. ^^

그래서 나는 ‘금단현상’ 책 제목이 썩 아름답지 않았지만 작가님을 믿고 읽기 시작했다. ㅎㅎㅎ 물론 책을 읽는 중간중간 눈물이 그렁그렁할 때도 있었지만 모든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있었기에 책을 다 읽은 후 그들을 향한 나의 응원을 담아 책을 꽉 안아주었다.



자신의 결핍을 스스로 채워 가는 아이들의 내밀하고 진솔한 다섯 가지 분투기

-책 뒤표지 내용 중-


금단현상 속에 나오는 아이들의 어린시절은 내 모습과 닮았다. 어린시절의 나도 책 속의 아이들처럼 결핍과 단절 속에서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어 보니 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도 되었고, 결핍없이 자랄 수 없고 결핍으로 인해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책 속의 아이들은 아직 아이이기에 안쓰럽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그랬듯이,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그랬듯이 이 아이들 역시 자신들의 결핍을 이겨내고 더 단단하게 자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딸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결핍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어떤 날은 푸근한 할머니가, 어떤 날은 친구가, 어떤 날은 힘이 되는 한마디를 해 주는 어른이 되어 아이들 곁에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어른이면서 부모이기에 스스로 이겨나가는 그 과정을 바라보며 전전긍긍할 때도 있겠지만 내 딸과 이 세상 아이들의 힘을 믿는다.

꽃이 진 자리

“우리 손녀딸이 입으면 환한 벚꽃 등이 걸어 다니는 것처럼 예쁘겠지?”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벚꽃 등이 되어 꽃이 진 나무 아래를 걷기 시작했다.

손녀딸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시고 떠난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에 울컥하고 말았다.

한판 붙어 볼래?

“떡장수 할머니가 네 할머닌 줄 정말 몰랐어. 미안해.”

나는 정식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영훈이에게 장수라는 친구가 생겨 다행이다. 영훈이가 장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했듯이 광식이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꼭 전했으면 좋겠다.

금단현상

“여보세요? 누구세요?”

나는 심호흡을 한 뒤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야.”

현기가 아닌 성규로 인해 자신감을 얻은 효은. 둘은 이미 좋은 친구다.

십자수

아빠가 팔찌를 만들면서 엄마가 화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 직접 만든 팔찌 선물과 함께 사과를 하면 엄마 화도 풀릴거다.

손으로 직접 만든 선물에는 그 선물을 준비한 사람의 정성과 마음이 담겨 있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 가치를 선재 아빠가 알았으면 좋겠다.

임시보호

나는 눈을 떴다. 그러고 엄마 아빠를 불렀다.

‘나도 정말 내가 좋아서, 힘들어도 즐겁게 견디며 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어요. 그때까지 지켜보며 기다려 주세요.’

이 말만큼은 부모님보다 내가 먼저 꺼내기 위해서였다.

진구가 행복해진 것처럼 하은이도 행복해지기를….

서로를 생각하는 하은이네 가족은 분명 그럴거라고 믿는다.

하은아, 너 자신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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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책방
오승현 지음 / 구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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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시절 시험기간에 벼락치기 공부를 할 때, 쏟아지는 졸음을 쫓다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교과서를 베고 내일 아침까지 자고 일어나면 교과서의 모든 내용이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상상. ! 그렇게만 된다면 지금 나는 이 개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그렇게만 된다면 나의 성적은 수직상승할 것이고 부모님께서 기뻐할테고 내가 원하는 대학도 갈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그저 상상일 뿐. 나는 다시 쏟아지는 잠을 쫓아가며 교과서의 내용을 암기하고 또 암기해야 했다.

 


꼰대책방 속 미메시스, 미미는 학창시절 나의 상상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메시스, 미미는 내가 했던 상상처럼 교과서 내용을 머릿속에 넣는 것 정도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지혜를 내 머릿속에 옮겨 넣는 것이다.

학창시절 내가 간절히 원했던 바로 그것!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꼰대책방 속 세상.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렇다면 나는 누구의 어떤 지혜를 내 머릿속에 넣을까? 즐거운 상상까지 해본다.

 


하지만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다. 인위적인 것은 반드시 부작용이 있는 법.

완벽할 것 같았던, 완벽해 보였던 미미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미미에 자신의 지혜를 판 사람들은 파킨슨병에 걸려 몸과 지혜를 잃었고 미미를 자신의 머리에 이식한 사람들은 지혜와 함께 온 타인의 기억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잃었다.

돈으로 산 지혜는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었다.

필요한 지식 머릿속에 무작정 때려 넣는다고 그게 지혜가 되냐?

지식은 경험이라는 틀 안에 존재해야만 지혜가 되는 거거든. 온몸으로 체득한 경험의 산물이 손에, 발에, 눈과 코와 입과 피부에 달라붙어. 온 신경을 자극하지. 그것들이 뇌 속에 쌓인 지식들과 결합하면 지혜라는 부산물이 분비되는 거야. 결국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어떤 지혜를 갖게 되느냐를 결정하는 거다. (p206)

 


요즘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책의 줄거리를 따라가며 책 속의 세상을 상상하며 얻는 즐거움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화려한 영상을 보며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어릴때부터 많은 영상에 노출된 아이들은 점점 온전히 하나의 영상을 보는 것도 버거워져서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재미있는 짤방(자투리 이미지 파일)만을 골라 본다.

긴 스토리의 영화조차도 가만히 앉아 집중하며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해 자극적이고 내용이 복잡하지 않은 공포영화나 액션영화에 열광한다.

하지만 지금 제노빌딩에는 책이 없다. 이제는 헌책방, 중고 책방조차도 흔치 않다. 구시대의 유물 중 박물관에도 입성하지 못하는 유일무이한 유물이 바로 책일 것이다. 유물보다는 오물에 가깝다고 할 정도가 되었으니까.(p8)

책이 없는 세상. 이런 아이들이 자란다면 미메시스는 소설이 아닌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가까운 미래에 책이 사라지고 미메시스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의 즐거운 상상이 오싹함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고 한 나쁜짓. 이 말에 지언도 가슴이 짓눌렸다.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지 못한다. 아무도 그럴 정도로 민감하게 남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하루를 살아 내기 바쁜 현대인은 지금 여기, 현재에 충실할 뿐이고 하루라는 짧은 시간은 내 삶을 돌아보기에도 부족해서 남들의 이야기가 부당한지 정당한지 관심을 가질 틈이 없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호기심은 뉴스를 들으며 쯧쯧 내뱉는 두 글자로 충분할 정도다. 하지만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시간들이 모여 과거라는 큰 덩어리의 역사가 되면, 그건 이야기가 다르다. 뒤돌아 과거를 되짚어 보면 모르고 지나가기에 너무나 극명한 역사의 오류가 보이는 법이다. 잘못 들어선 물줄기에 오염수가 섞이고 쓰레기들이 뒤엉켜, 지나칠 수 없는 악취가 코를 찌르는 법이다. 그런데도 그걸 모른다고 할 수 있을까. 지언은 이제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p214~215)

 


그래. 외면하지 말자. 아이들이 꼰대라 부르는 우리가 해야 한다.

이미 많은 곳을 거쳐 와 넓은 땅에 단비를 적셔 주었어도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 어제와 다른 곳을 적시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꼰대라는 것이다. 흐르는 꼰대(p61)

우리는 흐르는 꼰대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내 손가락 사이로 책장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읽는다. 그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기록한다. 그 기록을 나의 진짜 꼰대들과 함께 공유하며 이야기한다. 나는 죽을때까지 멈춘 꼰대가 아닌 흐르는 꼰대로 살아가며 지금의 아이들 역시 흐르는 꼰대로 만들어 미메시스라는 것이 절대 나오지 않는, 책이 사라지지 않는 세상을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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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엄마가 준 상처로부터 따뜻하게 나를 일으키는 감정 수업
이레지나(이남옥)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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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의 관심은 늘 아픈 언니, 사업으로 바쁜 아빠, 그리고 돈이었다.

엄마는 이 모든 것들을 신경쓰느라 늘 힘들고 바빴기에 나는 이런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 최대한 알아서 잘하는 모범적인 아이가 되었다.

나는 모범적인 아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엄마의 애정과 관심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의 상황과 힘듦을 보며 나는 나의 마음을 꾹꾹 누른 채 청소년기를 보내다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된 나의 마음은 늘 외롭고 불안했지만 나는 나의 외로움과 불안함의 이유를 몰랐다.

그렇게 외로움과 불안한 이유를 모르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알게 되었지만 엄마에 대한 원망보다는 엄마가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나는 엄마가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자식을 버리지 않고 엄마의 자리를 지킨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하지만 엄마를 이해했다는 것이 나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지 않았다.

엄마도 어쩔 수 없었어.’ ‘그 상황에서 엄마는 최선을 다한거야.’ ‘그렇다고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잖아.’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을 하며 나의 감정을 다시 누른 채 나는 엄마처럼 그러지 않을거야.’ ‘나는 내 아이를 최고로 사랑해줄거야.’ 라는 생각으로 아이에게 집중하기 시작했고, 집중은 집착이 되어갔다. 그리고 이 집착은 심리센터를 방문하는 걸로 끝이 났다.

그 후 나는 엄마에 대한 나의 태도와 아이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바꿨다.

 

나는 엄마에게 어린시절 나의 기억과 그때 느꼈던 나의 감정을 털어놓았다.

엄마는 굉장히 놀라셨지만 진심으로 사과하셨고 엄마의 사과에 나의 마음은 따뜻해졌다.

나는 엄마와의 대화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엄마의 사랑이 담겨있는)기억들도 많다는 것을 알았고 엄마의 사과와 새로운 기억들로 인해 나의 외로움과 불안한 마음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엄마는 나와의 대화로 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했던 행동과 말들이 딸인 나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셨다.

 

나는 엄마와 대화를 하며 내가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겠지만 나의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내 아이와 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p55 사랑은 주는 것보다 받는 사람의 관점이 중요합니다. 일관적이지 못한 사랑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나의 관심이 아이에게는 간섭과 잔소리일 수도 있겠구나.

 

p68 좋은 관계는 놓아주기와 연결하기가 자연스럽게 잘 이루어진 관계입니다.

 나에게 많은 눈물과 공감, 깨달음을 주었던 이수련의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p79 엄마를 벗어나는 게 결코 나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엄마가 비록 슬퍼한다고 해도 그것은 엄마의 감정일 뿐입니다. 그 감정까지 모두 책임지고 다 떠안을 수는 없습니다.

 내가 엄마에게 나의 감정을 말하지 못했던 가장 이유가 이것이다. 혹시라도 나의 고백으로 인해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엄마의 마음이 걱정되어 내 마음과 감정을 눌러뒀는데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건 엄마의 감정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혹시라도 상대의 감정이 걱정되어 나의 감정을 누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p117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채워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가 그러면 아이가 너무 밉고 세상이 무너집니다.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했던 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쏟아부었지만 불안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좌절하고 무너져 내렸다.

 

p131 올라오는 감정을 눌러놓으면 긍정적인 감정까지도 모두 억눌려버립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차갑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냉정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던 지난 날의 내가 떠올랐다.

 

p142 자녀에게 자기 모습을 보면서 더 사랑을 주거나 더 미워하는 것, 두 가지 선택 모두 자녀에게 심리적인 병을 심어줍니다.

 나는 오늘도 나는 나이고, 아이는 아이다.’ 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p168 부모가 약해서 그런 것인지, 부모는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처받았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고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도 엄마와 옛날 얘기를 많이 한다. 이제는 처음보다 많이 편한 분위기로 서로 웃으며 그때의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 엄마와의 대화로 나는 많이 치유받았지만 지금도 엄마와의 대화를 멈추지 않으며 과거와 현재의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중에 내 아이도 자신의 상처와 감정을 나에게 실컷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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